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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구름이 흘린 것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5-01 08:08:14

수필, 박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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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넌 저 세상에서 무얼 보았는가네,

터무니 없이 거대한

실로 거대한

꿈의 나무를  기어 오르던    

한 마리 개밀 보았습니다

아래 뿌리도 보이지 않는 

위  가지 끝도 보이지 않는

좌 우  넓이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실로 거대한  안개의 기둥 같은

꿈의 나무를 기어 오르던

한 마리의 개미를 보았습니다.

위로 아래로 옆으로

더듬, 더듬, 더듬 ,

그 중천을  기어 오르던 

한마리 개밀 보았습니다.

 

그걸 바라 보면서, 멀리

나는  허둥대며  당신이 계실 듯한  그 하늘을

위로 아래로 옆으로 

더듬, 더듬, 더듬 거리며

이 절벽

이중천을 기어 올랐습니다.

오로지  실로 거대한  꿈의 나무를

묵묵히, 그저 묵묵히

홀로 스스로 기어 오르던 

한마리 개밀 보았습니다.     (시, 안개로 가는 길, 조병화시인, 1921년생)

꿈과 사랑과 멋으로 한국 시인들 중에서 조병화 시인의 깊은 심성을 지닌 어른이  또 있을까  싶다. 나는 조병화 시인의 파이프 담뱃대 , 도리 부채 모자  그 멋과 낭만을 지닌 철학자 조병화 시인에내 젊은 시절  낭만에 취해  시의 여행길  마르지 않는 꿈의 산실이었다. 그는 시, 그림, 수학, 럭비 국가 대표 선수로 아름다운 시인이요, 물리학자로  당대 명성을 떨친  큰 어른이셨다. 온 우주를 꿈의 화폭으로 삼고 그림을 싣고 지구 별은  나의  심장의 여행지로 잠시 빌려 쓰다 갈 인생 내 것도 아니고 그 누구의 것도 아닌데 나의 꿈을  찾아 지구 별 여행지마다  그의 시를 심고 가셨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의 비밀을 시의 보석으로 남기셨다. 물질 문명이 지배한 인간이 한낱 먹고 살기 위해 태어난 미세한 벌레 한 마리인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 정신 문명을 회복해야 인간 답게 살 수 있음을 한 마리 개미처럼 살아가는 욕망의 세계를 황폐한 지구 별을 안타까워하셨다.

 고독하다는 건 /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거다/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건 / 어딘가 보이지 않는 곳에

/ 아직도 널  가지고 있다는 거다/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 아직도 널 가지고 있다는 거다.(그의 시, 별의 시장에서) 

지구 별 곳곳을  여행하시며 시간 밖에서 영원한 나그네의 길, 끝없는 고독을 사신 지구 별 순례자로 사셨다.

나의 고향으로 가는 길  지하 5미터  그 자리로 떠나는 허무, 고독 , 생존 , 죽음, 소망 , 작별을 노래하며 인생길을 여인숙에 스쳐가는 ‘가숙’이라  생각하며 ‘두고 가는 걸 배우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 당신이 오실  땐 / 따끈한  청주 한홉 가슴에 부탁합니다/고요한 바다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생의 종착역을 지구 별 대합실에서 윤회사상을 노래하셨다. 1970년 국제펜클럽을 한국에 유치한 세계적인 시의 축제를 이끌어주신 위대한 시인이셨다. 시는 나의 인생이라 하시며  언어의 조작도 아니고, 시는 인간 그 자신의 영혼의 빛이어야 한다며 순수와 순수를 잇는 시는 마음의 언어 존재요, 인생이란 무도회가 끝나기 전에 인생의 맛이 감도는 시를 쓰셨다.

한 인간은 누구나  시인이며 그 마음에 깊은 비밀은  마음의 보석 시다 하셨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마음의 비밀도  마음의 보석 시의 보석들로 남기고 떠나자. 시의 비밀을  그 마음의 씨앗을 이땅에 남긴 시의 흔적이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보석을 남겼고, 헤세는 헤세만큼의 그의 보석을 남기고 떠났다. 상처 또한 시의 보석이다… 시를 사는  멋진 인생을 ‘구름이 흘린 것들에  죽음, 사랑, 고독을  지구 별 영혼의 순례자 꿈과 사랑, 낭만, 허무를 시의 여행으로 고독한 인생길에 ‘구름이 흘린것들’로  남기셨다.

 

'이것이  바로,하며

눈을 떠 보면 

텅빈  마냥 그자리

아무것도 없다.

차가운 것도

뜨거운 것도

그 아닌 마냥  '있는 이 자리'

아, 영원은 항상 고독한 거

끝있는  거로  끝없는 길

찾아가다  목숨 떨어지면 그뿐

툭툭 털어

손 놓고  돌아서는 자리 

인간이여

배정된 우리 서로 이 시간이여(조병화 시인,  가숙의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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