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견
萬里靑天(만리청천)
멀고도 머~언 푸른 하늘에
雲起雨來(운기우래)
구름이 일고 비가 내리듯이
空山無人(공산무인)
인적(人跡) 끊긴 빈 산에도
水流花開(수류화개)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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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견(黃庭堅)(1045~1105)은 북송(北宋)의 시인으로서 자(字)는 노직(魯直), 호(號)는 산곡(山谷)이다.
당송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동파(東坡) 소식(蘇軾) (1037~1101)의 문하인(門下人) 가운데 제1인자이다.
이 시(詩)에서 “하늘”은 우주 또는 신(神)을 의미하며 “구름이 일고 비가 온다”는 말은 자연의 법칙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노자(老子)가 주장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며 인간의 역할이 없어도 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꽃은 스스로 피어나는 것이다.
이 도도(滔滔)한 자연과 생명의 질서를 거스르면 안된다는 것을 시인은 우리에게 말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宗愚 이한기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