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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4-10 09:26:58

수필, 박경자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꽃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뜨면 같이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1954년,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

 

한국의 시인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사를 지닌 가요가 무엇인지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가 백설희가 부른 '봄날은 간다'였다. '봄날은 간다' 는 손노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노래로 1954년 이후 '유니버설 레코드'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내게는 두말할 것도 없이  '봄날은 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나의 18번이다. 난 그 노래 가사를 듣는 순간  한국의 아름다운 산과 강, 우리 민족의 정서가 이토록 아름답게 묘사 된 서사시가 있을까 감탄했다.

내가 어린 시절  자란 지구별 땅끝 마을 전남 강진 도암면 석문산 기슭이다 .봄이 되면 기암 절벽 사이마다 연분홍 치맛폭 휘날리는 진달래, 참꽃이 계곡을 빨갛게 물들였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진달래를 하도 따먹어 입술이  빨갛게 물들었고, 술을 만든다고 치마폭 가득 꽃을 따다  진달래주를 만들어 내 아버님이 좋아하신 술이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는 진달래 꽃동네 석문산 계곡에서 자랐다. 아마 우리나라처럼 산 계곡마다 진달래가 봄을 불태운 산하가 있을까… 연분홍 치마폭 쌓인 석문산  바위옆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 유배지로 유명한 천일각이 서 있다. 다산은  천일각에서 밤이면 하늘에 별과 달,  꽃이 피고 지는 석문산에서 시를 쓰시고 경전을 읽고, 자연을 즐기며  사시는 천혜의 자연인이었다. '다산의 풍경' 그의 시집에는 뛰어난 시성 , 지성을 겸비한 자연 사랑이 시마다 묻어있다 .지금 우리 지구별에는 코로나 이후 세상이 이토록  전쟁의  지구 아픔 ,질병으로 지구별은 아프다. 사람이 만든 재앙으로 지구별은 종말이 가까워 오는가… 신문을 보기도 두렵고 뉴스마다 총기 사건, 핵무기 등으로 지구별의 아픈 상처를  과연 무엇으로 그 누가 치유할 것인가…

뭔 정신으로 이런 지구별 아픔 속에서  '이 봄 노래할 것인가… 연분홍 치마는 이 봄에도 바람에 휘날리는가… 19세기 경전 '월든'에서 핸리 소로는 이미 지구별에 닥쳐올 위기를 인간이 전쟁을 일삼는 지구별의 아픔을 지적한 바 있다. 자연을 떠난 인간들은 부와 명예를 쫓는 인류의 미래를 전쟁을 불러 일으키고 자연을 파괴하고 물질 만능의 세상은 멸망이란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경고한 바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유는 자연과 함께 있을 때 인간의 삶은 완벽하다고 말했다. 이 봄 산하를 연분홍 치마폭에 감싸주 , 자연이 주는 축제 연분홍 치마폭에 싸여서 눈도 감고, 귀도 막고, 연분홍 치마폭 꽃들의 축제에  내마음 묻고 세상을 잠시 잊고 싶다. 몇 년 전  어느 교회에서 목회자 친목회 때 일이다. 그 밤  봄의 축제의 밤이였기에 난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에 휘날리더라' 노래를 불렀다. 잠시 후 돌아보니, 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유행가를 불렀다는 이유로 목사님들이 그 자리를 떠난 것이었다. 김수환 추기경님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애모'였다. 난 한번도 '봄날은 간다' 노래를 부른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인간은 제약인 반면  자연은 치유며 행복으로 이끌어 간다.  이 봄 환하게 웃으며 연분홍 치맛폭에  마음을 담그며 새싹들의 소근대는 맑고 깨끗한 봄의 노래를 듣는 사람의 행복은 아픈 인간 세상의 어느 왕보다 행복하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같이 웃고 별이 지면 같이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 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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