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락(艸-13획, 5급)
*등급 제(竹-11획, 6급)
친구가 많아야 삶이 다채롭고 쓸쓸하지 않다. 하지만 친구도 친구 나름이다. 술친구가 많으면 어떨까? 자랑할 만할까? 먼저 ‘落第’의 속뜻을 알아본 다음에 답이 될만한 명언을 찾아보자.
落자는 ‘풀잎이나 나뭇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withering)을 나타내기 위하여 만들어진 글자이기에, ‘풀 초’(艸=艹)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洛(강이름 락)은 발음요소다. 후에 ‘떨어지다’(fall) ‘흩어지다’(scatter) ‘몰락하다’(be ruined) ‘찍다’(imprint)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第자의 본자인 弟는 ‘차례’(order)란 뜻을 위하여 만든 것인데, ‘아우’(younger brother)란 뜻으로 더 많이 쓰이자, ‘차례’(order)는 第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큰 집’(a grand house) ‘순서’(order) ‘등급’(a rank) 등을 뜻하기도 한다.
落第는 ‘시험에서 일정한 등급[第]에 미치지 못하여 떨어짐[落]’이 속뜻인데, ‘진학 또는 진급을 못함’을 이르는 것으로 많이 쓰이며,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명나라 때 저명 소설가 풍몽룡(1574-1646)이 쓴 ‘고금소설’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명언이 나온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친구를 많이 모으는 일보다 훌륭한 친구가 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그러자면 곤경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잘하여 크게 성공해야 한다.
“술상 앞에 모였던 천 명의 형제들,
곤경에 처하니 하나도 안 보이네!”
酒肉弟兄千個有,
주육제형천개유
落難之中無一個.
낙난지중무일개
- 馮夢龍.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