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시론] 우리가 맞다고 생각한 팩트는 틀렸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2-17 14:20:00

시론,신임철 한국제도경제학회 행동경제학 특별위원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신임철(한국제도경제학회 행동경제학 특별위원장)

 

미국은 1월 내내 총기 사건 뉴스로 꽤 시끄러웠다. AP통신에 따르면 1월6일 버지니아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여섯 살짜리 1학년 남학생이 30대 여교사에게 권총을 쏜 사건이 발생했다. 남학생은 자신을 훈계하던 교사와 언쟁을 벌이다 교사를 향해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교사는 중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지만 병원 치료 후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아울러 CNN에 의하면 1월21일 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있는 몬터레이파크의 한 댄스 교습소에서 72세의 중국계 남성이 반자동 권총을 무차별 난사해 총 11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총기 살인 후 한 쇼핑몰 인근 주차장에서 범행에 사용한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한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이틀 후인 1월23일 오후 캘리포니아주 하프문베이 외곽에 있는 농장 두 곳에서 총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인 67세의 중국계 남성 노동자는 농장 관리자가 자신에게 파손된 지게차 수리비 100달러를 지불하라고 요구하자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심지어는 개가 사람에게 총을 쏴 사망케 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1월 21일 오전에 캔자스주 도로에서 트럭 뒷좌석에 있던 반려견이 장전된 소총을 발로 밟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자가 사망했다. 2018년에도 뉴멕시코주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견주가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에 의하면 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체 총기 사망 사건 중에서 자살과 살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쪽이 더 클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살인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럼 총기 살인의 비중이 정말 더 클까. 세일러 교수가 팩트 체크를 해보니 실제 비중은 정반대였다. 총기 자살의 비중이 전체 총기 사망 사건의 과반을 훌쩍 넘겨 총기 살인보다 1.3배나 더 많았다. 미국의 글로벌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도 세일러 교수의 연구와 거의 비슷했다.

왜 사람들은 팩트와 달리 총기 살인이 총기 자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할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세일러 교수는 미디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미디어에서 총기 자살 사건보다 총기 살인 사건을 훨씬 더 자주 더 크게 다루기 때문이다. 총기 자살보다 총기 살인이 훨씬 더 자극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미디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총기 살인을 더 비중 있게 다룬다. 반면 미디어에서 총기 자살 사건은 거의 다루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총기 자살의 비중을 쉽게 짐작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머릿속에 총기 자살보다 총기 살인을 훨씬 더 용이하게 떠올리는 성향을 보인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성향을 이용 가능성 편향(availability bias)이라고 부른다. 이용 가능성 편향이란 일반적인 이론, 객관적인 데이터, 통계 자료보다 최근에 발생한 주변의 구체적인 사건이나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을 떠올려 판단하려는 심리를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용 가능성 편향으로 인해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사례, 즉 머릿속에서 즉각 이용 가능한 정보들을 활용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할 때가 많다.

최근에 발생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건이나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례인 경우 사람들은 그것의 실제 발생 확률이 매우 낮더라도 심리적으로는 발생 확률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을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지에 기반해 그 사건이 실제로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건이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이용 가능성 편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디어는 우리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디어는 숨겨진 진실을 알리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우리의 생각을 깨어있게 한다. 반면 자극적인 기사로 우리를 이용 가능성 편향에 빠뜨려 팩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틀리게 만들 수도 있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수용이 꼭 필요한 이유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7월 10일부터 시행되는 USCIS의 신청서 형식 심사 강화, 작은 실수가 신청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신앙칼럼] 예수 그리스도의 신 출애굽기(The New Exodus of Jesus Christ, 이사야Isaiah 40: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 사랑의 완결판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뜻하는 최고의 언어는 ‘헤세드(인애)’이며, 이 헤세드의 정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잊혀가는 6, 25 한국 전쟁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잊혀가는 6, 25 한국 전쟁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난 6월 25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6, 25 한국 전쟁 76주년 추념(모) 행사가 있었다. 주체는 애틀랜타 한인회 유진철 회장과 예비역 기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3)

여성의 긴 노후, 쇼셜시큐리티를 더 깊이 알아야 합니다오래 사는 삶일수록 기록과 선택이 더 중요합니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표일: 2026년 3월 23일 / 자료 출처

[삶과 생각] 끝없는 배움의 여정
[삶과 생각] 끝없는 배움의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어느 날 예고 없이 태어나 예고 없이 떠나는 것이 생명체들의 숙명이다.  사는 동안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가느냐 그것이 문제다.  잘

[내 마음의 시] 장미국수버섯

배형준 시인(소들녘  대표)                                                    찜통 더위에는시원한 국수만 한 것이 없지삼 십여 년 냉면사리

[수필]  찌그러진 소묘
[수필] 찌그러진 소묘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데생 클래스에서 강사님이 회원들에게 그림 한 장을 들어 보여주었다. 전 권사님이 그려낸 핸드 그라인더 소묘였다. 그 그림은 한마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 중고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새것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 중고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새것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떨어진다. 새 자동차를 사서 차고를 나오는 순간 가격이 내려간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텔레비전, 냉장고, 가구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2)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2)

2032년, 정말 쇼셜시큐리티가 사라질까요?2026 신탁기금 보고서가 우리에게 보내는 진짜 메시지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표일: 2026년 6월: 자료 출처: 2026 So

[애틀랜타 칼럼] 관심의 힘

이용희 목사 세상에는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에 빠진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의 본성이 상대방 보다는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