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지금 코로나 백신은 무료다. 한 때 백신을 맞으면 돈을 주던 일도 있었다. 이런 백신을 오는 5월부터는 돈을 내고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제약회사에서 백신을 사서 무료로 접종까지 해 주던 대국민 서비스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가 지금까지 코로나 백신에 지출한 예산은 300억달러가 넘는다. 약값에다 백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지급한 인센티브 등을 모두 더하면 그 정도 된다. 미국에서 접종한 코로나 백신의 97%는 화이자와 모더나. 엉클 샘이 이 두 제약회사에 지급한 돈만 253억 달러, 12억회 분으로 회당 단가는 20달러가 좀 넘는다.
백신 가격은 화이자가 모더나 보다 4달러 정도 더 비싸다. 가장 최근 개발된 부스터 샷인 이가 백신, 두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한 백신은 평균 가격이 30달러내외였다.
지난 달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대로 오는 5월11일 코로나와 관련한 연방 정부의 비상사태가 모두 해제되면 정부가 제약업체로부터 일괄 선구매해서 나눠주던 백신의 가격은 시장에 맡겨 진다. 공급처인 제약회사와 소비자측인 의료 보험사와 의료기관 사이에서 백신가격이 정해지게 된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지금의 서 너 배가 되리라고 한다.
예상되는 한 회분 백신 가격은 화이자가 110~130달러, 모더나는 82~100달러 정도가 되리라고 한다. 해마다 맞는 계절성 독감인 플루 백신의 평균 단가 18~28달러 보다 훨씬 비싸다. 거기에 접종비(인건비) 25~40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의료 보험 등이 없으면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지워지게 된다.
비상사태가 끝나게 되면 현재 한시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은퇴 간호사, 인턴 약사, 수의사 등은 더 이상 접종이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의사 오피스에서 맞는다면 닥터 오피스 방문 때 내는 자기 부담금, 코페이를 내야 할 것이다.
코로나 확산 초기인 3년 전에 내려졌던 연방 정부의 코비드-19 관련 비상사태 2개가 모두 해제되면, 이미 보도로 알려진 대로 메디케이드(캘리포니아는 메디칼) 수혜자 500만~1,400만명이 혜택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미치는 영향이 크다. 주로 소득을 기준으로 혜택이 주어지는 메디케이드 수혜자는 코로나 직전 7,000만명 선에서 지금은 9,000만명이 넘었다.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코로나 검사, 예방, 치료 등을 위해 각 지역 정부에 지원되던 연방 예산은 중단된다. 연방에 앞서 각 주들은 대부분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이미 해제했다. 아직 비상사태가 유효한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등 8개 주도 이달 말로 의료 비상사태를 해제할 계획이다.
아직 미국의 5세이상 청소년과 성인의 20%, 코로나 취약 연령대인 65세 이상도 40% 정도만 가장 최신 부스터샷인 이가 백신을 맞은 것으로 추산된다. 백신을 접종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 맞아야 하는 것이다.
공짜일 때는 귀한 줄 모르게 된다. 적절한 비교일 지 모르나 어느 교회에서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자 곳곳에 채 먹지도 않은 식판이 쌓이는 등 낭비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1달러 인가를 받기 시작하자 이런 음식 낭비가 사라졌다. 코로나 백신도 적지 않은 돈을 내고 맞아야 한다면 백신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계 보건기구, WHO는 범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선포를 거둬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백신이 남아 도는 미국과는 달리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은 아직 40% 정도,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같은 분쟁국은 겨우 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