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애틀랜타 거주)
천재들은 대체적으로 세가지 특징이 있다고 하는데, 혼자 공원에서 걷기를 즐기며 늘 메모하는 습관이 있고 또 낮잠을 즐긴다고 한다. 유비가 자신의 참모로 등용하려고 삼고초려 끝에 초가집에 살고 있던 제갈량을 찾아갔을 때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얼마 전 우연히 애플이란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며 매킨토시, 아이폰, 아이팻, 아이튠의 발명자인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주제로한 다큐멘터리를 빌려다 보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가 낮잠을 즐겼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나머지 두 가지, 즉 공원 걷기와 메모하는 습관은 즐겼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의 팔로 알토(Palo Alto)라는 동네에서 스티브와 어린 시절을 함께 놀고 지내던 빌 페르난도(Bill Fernando)에 의하면 그는 공원을 함께 걸으면서도 인간은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우주는 얼마나 클까, 또 내가 이 세상을 위해서 할 일이 무엇일까 하는 어른스러운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하니, 될 놈은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요즈음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테슬라 자동차의 일론 머스크 같은 천재들의 특징이 또 한가지 있는데 일론 머스크만 빼고 모두 대학을 중퇴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론 머스크는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스탠포드 대학의 박사학위 과정(material science)에 입학했으나 이틀 만에 그만두고 당시 인터넷 붐을 타고 유행하던 시절이라 인터넷 사업에 뛰어 들어서 동생과 함께 Zip 2란 회사를 만들어서 불과 4년 만에 compaq회사에 팔아서 거금을 번 것이 그의 나이 28세때였다. 그럼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한 스티브 잡스의 나이는 당시 몇 살이었을까? 스티브의 나이는 그 당시 불과 풍운의 22살이었다. 아마도 인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브레인 기능이 전성기인 20대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왜냐하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라고 하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원리를 발견한 것도 26세였고,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발견 한 것도 23세 때였으며,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한 것도 26세 때요, 1965년 양자 전기역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의 도모나가 신이치로, 리처드 파인만과 함께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줄리언 스윙거(Julian Schwinger)는 22살에 하버드 대학의 물리학 교수가 되었던 천재였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로서는 불치의 병인 췌장암 판정을 받고 애석하게 56세에 저 세상으로 간 스티브 잡스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명언을 남겼다. “내가 깨달은 단 한가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물건들은 결코 나보다 더 스마트 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을 내포하고 있는 말일까? 나는 늘 인류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처하고 살았다는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 나온 말과 함께 퍼즐을 맞추어 보면 그 해답은 명약관화하다. 항상 자신의 포텐셜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만물을 자세히 관찰하라는 말이 아닐까? 리처드 파인만도 “당신이 어떤 것이든지 한 가지를 아주아주 세밀하게 관찰하면 당신은 이미 전 우주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엄청난 말을 남겼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