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수필] 다시 천고 뒤에 백마를 타고 오신 이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1-27 10:20:35

수필, 박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날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끝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내리고

매화 향기 가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리

 

다시 천고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시, 이육사   '광야' 전문)

 

이육사의 시로는 ‘청포도’가 잘 알려진 시다. 민족 해방을 가슴에 안고 달려온 시인으로 유명하다. 그의 시는  자연을 전설처럼 가슴에 안고 맑고 깨끗한  자연의 이미지 하늘, 푸른 바다, 청포의  푸른 돛단배, 모시 수건 자연이 곱게 가슴에 밀려온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마음의 눈에 새겨진 마음씨 고운 매운 계절의 채찍이다.

‘어디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차마! 이곳은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조용히 잠든 서민의 마을의 평화를 깨지는 못하였으리라. 육사의 가슴에는  거대한 산맥같은 목마를 타고 찾아온 초인도 있었지만 조용한 마을 평화롭게 잠든 처음 하늘 마음씨 가난한 서민 사랑이 그 시의 위대함이다. ‘강에 사람이 모여 길을 만들었다.’ 인간의 광야의 역사를 숱한 세월이 흘러도 인간의 역사는 광야에서 시작되었음을 노래한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시인의 고결한 선비의 삶,  눈내리는 고향마을 집 뒷뜰에 겨울을 이기고 눈속에 핀 매화 향기에 젖은 시인의 가슴이  얼마나 높고, 맵고, 깨끗한가. 그 옛날 초인은 누구며, 백마는 무엇이었나… 육사의 가슴에는 언제나 조국이었다. 육사라는 그의 이름도 감옥살이 시절 그의 가슴에 붙인 수인 번호였다니. 조국 광복을 기다리는 초인은 백마를 타고 온다고 그의 불타는 애국심이 시에 녹아있다. 조국을 잃은 슬픔을  광야, 청포도에서  그가 기다리는 초인은 자기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해방둥이인 나는 민족잃은 한의 설움을 잘 모르지만 시인 윤동주, 이육사, 수많은 시인들이 한을 가슴 안고 옥중에서 죽어갔다. 일제 압박의 채찍을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로 비유하고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이라  그때 그 아픔을 노래하고 있다. 육사는 끝내 평생 민족 해방,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옥사했다. 일제로부터 독립을 위해 목숨 버린 위대한 시인들이 그 아픔을 살지 않았다면  우린 그리 쉽게 일제의 손아귀에서 해방될 수 없었으라…

자유를 품에 안은 오늘의 대한 민국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토록 민족의 큰 어른들이 생명바쳐 찾아낸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지금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의 감옥에서 유서처럼 남긴 시가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그 땅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둔드라에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움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르길 기다리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복판 용솟음 치는 날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보리라. (옥중에서  유서처럼 남긴  시- 이육사의 꽃)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발자국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깊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던져진나의 손에는 깊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전문가도 결국 SSA 공식자료로 돌아가야 한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확인일: 2026년 3월 30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

[신앙칼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 요한복음 John 20:31)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요한복음 20:31의 생명으로 영적 제해권(制海權)을 선포하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는 ‘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4월 21일 청담에서 미쉘 강 후보 후원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안타깝게 석패한 미쉘 강 후보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