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는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는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먹어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히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 시인, 정현종 1939생 ---)
시는 삶을 견디게 하는것인데 마음이 메인데 없어야 시가 나온다.
'나날이 맑은 정신/나날이 뜨거운 가슴/샘과 꽃과 하늘에 기대어/ 사는 수밖에는 없다고 ---
자연을 탐미하고 예술에 취한 65편의 시를 펴내면서 시는 지칠줄 모르는 창조의 에너지라 말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시드니 항구 입구에 조개껍질을 엮어놓은 하얀 집이 그 항구의 상징이다. 바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다. 거대한 조개껍질 열 개를 포개놓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세계 삼대 미항의 하나인 ‘시드니 항구 입구에 자리잡고 전 세계 200여명의 건축가들의 응모자 중 가장 연소자 중 서른 아홉살의 신출내기 덴마크 출신 우촌이 채택된 거대한 조개 껍질을 여러 겹으로 엮어놓은 조개들의 집이었다. 그 하얀 조개껍질을 바라보면 파도가 울다 가고, 바닷속 어딘가에 하늘이 살고 구름이 흐른다.
난 1977년 남태평양에서 살 때 아이들을 데리고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찾았을 때 바다가 하얀 투구를 쓰고 앉아 있고, 바닷속에 숨어사는 거북이, 소라, 온갖 오묘한 바다 속의 생물들이 세상에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영혼 깊숙이 숨겨져 있는 장엄한 의식 고도한 정신적 산물이었다. 만약에 시드니 항구에 우촌이 설계한 하얀 조개껍질 오페라하우스가 없었다면 오스트레일리아는 무엇이었을까… 100년이 넘게 걸린 그 건물을 지으면서 수많은 건축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한다. 예술가의 눈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형상화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 넘어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예술이나 시가 고난과 아픔이 없이는 탄생할수 없는 천상의 언어요, 변하지 않는 진리요, 영원의 노래다. 나는 가끔 시를 읽으며 마음의 아픔이 커서 솔숲을 거닐으며 마음 달랜다. 처음처럼, 그렇게 밝고, 내 마음 집에 품는 그 시들은 아픔이 되어 삶의 고뇌가 몰려올 때가 많다.
솔아! 내 붓을 꺾어
깊디 깊은 선비의 가슴으로
청 푸른 잎새로
맑은 시성으로 새날의 시를 써다오.
옛선비 그순수한 지혜의 바다
오늘은 까만 먹물로 내맘을 씻는다
아직 열리지 않는 우주의 신비의 세계
우주는 사랑이어라
지난 밤 은하수 꽃길에는
어느 별이 목욕을 하고 갔니--
우주의 별밭에 내 영혼의 꽃씨를 심어
아직 열리지 않는
그 순수한 지혜
풀리지 않는 하늘의 비밀을 오늘 들려다오
나는 물이었나 --
나는 불이었나 --
나는 바람이었나 --
하늘 열리어
저 너머 어딘가에
날보고 빙긋이 웃는
사랑이 살고 있음을 ---
별들의 비밀 스런 소망
지구 별 스쳐 간 너무 작은 내가
저 너머 어느 우주 별밭에
나를 바라 보는 네가 살고 있음에
오늘이 그지 없이 아름답다. ( 졸시, 박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