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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다산 정약용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1-09 11:15:31

수필, 박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긴 세월  탐진 나그네 되어

문을 나서니 눈물에 휘감겨

지팡이 끌며 홀로 고개 숙이네

멀리 서울을 그리며

나무꾼 다니는 길 조금씩 따라가니

그윽한  석문 푸른 절벽 구름 머금어라

탑이 있어 절이 오랜 줄  알겠고

어린새 지저귀는 소리 부드럽고

벼랑 끝 소나무는 구불 구불하여라.

두건 벗고  누워 하늘 보면서

술잔 들어 근심 걱정 흘려 버렸네

냇가에 부는 바람 석양 재촉하매

서글픈 나그네 마음 시속에 녹아드네.   ( 시, 다산 정약용 1762- 1836 )

 

새해, 다시 뵙고싶은 ‘옛어른 다산 정약용 선생님’글을 읽으며  오늘 정신이 바짝든다. ‘가을 매의 눈으로 살아라’ 다산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지금 살아 계신 것처럼  옛 선비의 일침이다. 몇 년 전 고국 방문시 고향 강진 도암을 찾았다. 동생 김재식 교수는 언제 준비했는지 ‘두메산골 내 고향’이란 노래가 흘러 나왔다. 내 고향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유배지로 유명하다. 난 어린 시절 다산 초당에 가서 소꼽장난을 하며 그땐 누가 살다 간 곳인지 몰랐다. 방에 곰팡이가 핀 책들이 가득했고 마당엔 ‘정석’이란 글이 바위 돌에 새겨져 있었다. ‘조용한 산골에/혼자 앉아서 차를 마심에/그향기 처음 같고/물은 저만치 깊은 계곡 흐르고/꽃은 저만치 홀로 피어 있네. (1802년, 다산의 중에서) 다산의 시는 한시를 우리말로  알기 쉽게  쓰여진  언문 시가 많다.

다산은 1801년에 강진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정조의 총애를 받던 다산은 정조가 세상을 뜨자 신유박해가 일어나 정치 음모의 표적이 되어  강진 도암  우리집 뒷산, 만덕산 기슭에서 20여 년 유배생활을 하셨다. 감히 나처럼 촌부가 다산의 업적을 쓸 자격도 없지만 어찌 내가  다산같은 어른이 계셨던 그 토양에서 태어난 것 만도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때 땅끝 마을 강진 도암은 서민들은 먹을 것도 없는 가난에 시달리고 알 수 없는  노인이 우리 동네에 왔다며 밤이면 문을 부수고 행패가 심했다한다. 다산은 그들을 달래어 밤에는 야학으로 글을 가르치고 가난한 서민의 고통을 목격하고, ‘목민심서’를 비롯한 500여 권의 책을  쓰신 것이다.

그때 강진에는 해남 고산 윤선도, 완도에는 추사 김정희, 조국의 큰 어른들이 당파 싸움으로  강진에서 함께 귀향살이를 하셨다. 다산과 추사 김정희 고산 윤선도 조국의 귀한 어른들이 함께 귀양살이를 하고 계실 때 밤마다 정치, 문화, 예술의 세계에 맥을 같이 하셨고 추사는 김정희는   자신의 필체로 ‘다산 초당’이란 현판을  직접 써서 걸어 주셨다. 조국의 거사들이 밤마다 모여 무너져가는 조국의 역사를 바라보며 다산이 거주하던 초당에서 부조리한 조국을 고쳐보려 정치, 문화, 예술 세계에  맥을 함께 하며 무너져 가는  조국의 아픔을 멀리서 바라 보는 고초를 겪었다.  지금도 조국을 바라보면 그 옛날과 조금도 다름 없는 부조리와 정치, 문화, 교육에 무언가 잘못가고 있음을 본다. ‘한국은 교육이 망쳤다’고 해외에 나와 있는 어느 학자의 칼날같은 비난이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나는 그말이 백 퍼센트 맞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인간이 된후의 일이다. 한 인간의 마음에 사람으로 참 인간이 될 수 있는 터전이 된 후, 만 백성에게 참인간으로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고 난 후의 일이다. 좋은 대학나와야  좋은 밥통이 보장된다는 한국 교육은 잘못되었고 참된 인간성을 잃고 말았다.

하바드 여론조사에서 ‘좋은 일자리에 최고의 자격은  인성’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너보다 내가 더 많이 가져야하고, 무엇이 돈벌이가 되는가에 교육에 혈안이 된 한국 교육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유치원부터 도시락을 세 개씩  싸들고 집을 나가 초죽음이 된 아이들의 마음에 어디서 참된 사람이 될 마음이 생기겠나… 한국 교육은 잃어버린  참된 인성을 기르는데 소박한 진실을 다시 찾을 때이다. 다산이 귀향 살이를 하지 않았다면 어찌 그 학문의 깊이와 그 많은 독서,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할수 있었겠는가. 다산은 자신이 눈을 뜬 후에야 참된 앎에 귀의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다산이 자녀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편지로 수없이 가르친다. 글쓰는 법, 친구를 사귀는 법, 부모를 공양하는 효에 이르기까지… 그의 철저한 독서 계획은 책을 읽고, 학문으로 영달을 추구하겠다는 사리사욕이 없을때 글의 의미를 깨닫는다고 가르친다.

우린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지구촌이 병들고 힘든 세상이 없었다. 러시아의 전쟁의 후유증으로  아프리카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간다. 이것은 지구별, 잘난 놈들 때문에 희생당한 아픔들이다. 다산은 검소하고 부지런하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청정한 인품’ 되는 길,  정월 초 하루의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저녁 무렵 숲속을 거닐다 숨이 넘어가는 어린아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울음소리를 알아 보았더니 나무 아래서 주운 밤 한톨을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갔기 때문이었다. ‘아아! 세상에 이 아이처럼 울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새해 아침 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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