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한국학교 이사장 김용건 박사 후임으로 선출돼 첫 임무가 시작된 7월 갑자기 학생들이 공부를 하던 한인 천주교 교육관이 노후로 인해 사용불가 판정이 나 학생들이 갈 곳이 없게 됐다. 이사들과 김경숙 교장선생님이 함께 지방정부 교육관계 기관과 한인회와 교회를 찾아 다니며 학생들이 공부할 곳을 물색했지만 개학 직전까지 공부할 장소를 구하지 못했던 고충과 한이 맺혀 어떻게 하든 학생들이 공부를 할 장소부터 구해야 된다는 신념으로 한국학교 건축 후원의 밤을 계속했고 김경숙 교장선생님도 학부형들을 통해 후원금을 모집한 결과 25만불 건축기금을 만들게 됐다. 그리고 그 돈이 구 한인회관을 구입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당시 한인회가 건축기금이 부족해 한국학교 건축기금이 회관 구입에 필수적인 상태였다. 그 때문에 한인회와 건축위원회는 한국학교와 공동구매를 하자면서 건축위원인 동시에 이사장인 나를 설득했다. 잘만 성사되면 좋은 일이고 한국학교도 단독으로 건물을 구입하거나 건축하기엔 역부족인 관계로 일부 이사들의 반대를 열심히 설득해 한인회와 함께 구 한인회관을 구입하게 됐다. 그런데 한인회가 뷰퍼드 선상에 있는 건물과 땅을 소유하고 한국학교는 뒤에 있는 땅을 소유하게 만들어 이사들이 반대를 했다. 그 당시 한인회는 사무실이 시급했고 한국학교는 새 건물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안돼 격론 끝에 한인회를 위해 양보를 할 때 이승남 한인회장은 한국학교가 사무실이 필요할 경우 무조건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회장이 계속 바뀌면서 한국학교 사무실 사용이 불가능해 졌다. 그러다가 구 한인회관이 불이 나기 6개월전 사무실 사용을 하게해 주어 사용하다가 불이 나 컴퓨터와 비품 일체가 다 타버리게 됐다. 그후 김백규 건축위원장과 오영록 회장이 회관구입을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하던 중 현 한인회관을 구입하게 되고 구 한인회관을 팔게 됐는데 한국학교 땅까지 산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한국학교는 땅을 팔 이유가 없고 이사들은 한인회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구 회관 구입당시 한인회를 위해 돕고 양보를 했는데 한국학교에 사무실을 제공해준다고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화재보험금 50만불을 받고도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격론이 계속 이어졌고 한인회에서는 계속 재촉을 해 조성혁 이사장과 고문이사인 나는 회관 구입도 중요하고 한국학교도 중요하기 때문에 참으로 난처했다.
수없이 많은 의견 교환과 여론을 참고한 끝에 한인회를 위해 함께 땅을 팔기로 했다. 그런데 땅 판 돈 25만불을 한인회에서 융자를 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해 한국학교와 한인회 간의 수없이 많은 불협화음의 고비를 넘긴 후 한국학교가 융자를 해주었는데 환불 기한이 지나고 또 6년이 넘은 현재까지 10만불을 갚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