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 이한기(대한민국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열두 장이던 달력, 하나씩
버림을 받더니 한 장만 매달려 있다.
생애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2022년 이 한 해도
여정(旅程)의 뒤안길로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쳇바퀴 달린 우리 안에
가두어진 다람쥐가 열심히
쳇바퀴를 달린다.
달리고 또 달려 보았자 그
자리가 그 자리인데----
'세월이 흐른다',
'시간이 간다'고 말한다
그럼 우리는 흐르거나
가지않고 서 있는 것인가?
실상(實像)은 우리도 큰
수레바퀴 네 개를 돌리고
또 돌리는 것은 아닐런지-----
스물네 개의 가느다란 살이
달린 '날(日)'바퀴, 일곱 개의
조금 더 굵은 살이 달린
'주(週)'바퀴, 네 개의 굵은
살이 달린 '달(月)'바퀴,
열두 개의 아주 굵은 살이
달린 '해(年)'바퀴를 돌리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 네 바퀴를 돌릴 힘이
없을 때 우리들은 영원한
안식처로 이사(移徙)를
가야만 한다.
어느 누구도 이 이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들은 그렇게 지음 받았다.
이왕 돌리는 네 바퀴일찐데
바퀴살마다 사유(思惟)하며
돌려봄이 어떨까?
특별히 일곱 개의 살이 달린
'주(週)'바퀴를 열심히
돌려봄이----
일요일, 태양의 열렬(熱烈),
원만(圓滿), 광명(光明)한
정기(精氣)를 받으며
월요일, 농월(弄月)하며 향수에
젖어 보고
화요일, 불(火)처럼 뜨거운
열정(熱情)을 가지며
수요일,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는 물(水)처럼.
몸을 낮추고
목요일, 서 있는 곳 불평하지
않는 나무(木)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금요일, 정승(政丞)처럼
돈(金)을 쓰다가
토요일, 본향(本鄕)인
흙(土)으로
돌아감이----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라는 노래처럼 네 바퀴를 돌릴
수 있는 것도 큰 복(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