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수필] 빈 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11-14 10:04:36

수필, 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매일  조금씩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죽음을 잊고 살다가

 

누군가의 임종 소식에 접하면

가슴속에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더 깊이  고독하여라' 

'더 깊이 아파 하여라'

'더 깊이 혼자가 되어라'

 

두렵고도

고마운 말 내게 전하며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라 이르며

겨울도 아닌데

가슴속엔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이해인>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영혼을 울리는  시…

그때도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남기어 둔 마지막 세모의 저녁 무렵이었을  것이다. 멀리서 느린 종소리가  바람결에 들려온다. 꺼져가는 등불처럼   느린 종소리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종소리였다. 누군가가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일까… 하인을 시켜 누구의 죽음인가를 알아 보라고…  이내 후회한다. 누구인들 무슨 상관이야… 결국 떠나가는 사람이야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나라로 가는데 그를 보내는 이들의 슬픔과 외로움 알고져 함인가. 달래는 종소리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하여 울리는 것인데 위로라기보다는  오히려  남은 자들에게 인간이 얼마나 처절하게 외로운 존재인가를 절실하게 깨우쳐 줄 뿐, 누군가가 나를 남기고  영영 떠나고 있다.

까닭 없이  외롭고  서글퍼진  세모다. 바로  어제  모차르트  김순식  사장이 72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집 팔 남매 중 바로 내 아래 동생이었다. 감기로 잠시 입원한 줄 알았는데 합병증으로 이틀 동안이나 코마로 의식을 잃고 한마디 인사도 없이  어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인생은 누구나 외로운 빈배라지만  삶과 죽음이 그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팔 남매 중 유난히 내곁을 따라 다닌 그는 날 찾아  아틀란타에 와서 30년 가까이 모차르트 제과점 운영하며 함께 산 동생을 보내고 내가슴엔 찬바람이 분다. 그가  의식 없이 코마로  병상에  누웠을 때, 하도 원통해서 ‘일어나라… 한 번만  눈을 떠라… 귀에 대고  몇번을  소리쳤다. 그때 아무 의식도 없던  그가  눈썹이 떨리던 눈을   잠시  떴다. 그리고는  누군가를  보려고 눈동자가 움직이더니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그의 영혼이  우리 모두의 말을 듣고 있었던 것이다. 자녀들이 아빠를 부르고 친구들이 순식아 나야… 하며 울부짖었다.  몇 분을  그리운 이들을 보고 싶어  눈을 떴다가  다시 영영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죽음과 죽어감’을 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죽음은  슬픔이 아닌 육신의 잠시 분리이며 삶과 죽음은 늘 함께 있다고 그의 저서에 쓰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죽음의 의사라  부르지만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있다. 나의 가장 본질적인 연구는 삶의 의미를 밝히는데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20세기 100대 사상가로  타임이 선정한  인물이다. 살아있을 때 잘 죽는 사랑의 겸손을 연습해 고통 중에도 웃으며 떠나고 싶다는 용기와 희망을 선물한 박사님 살아 움직이는 빛나는 지혜의 별이 되셔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인듯 생각하고 말하라’ 깨어있는 삶, 지혜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신다. 그녀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나비들을  날게 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천국 환송 노래로 축제를  이루었다. 은하수 꽃길에 별들이 빛이 되어  천국문이 열리고  먼저 가신  부모님, 형들을  만나 천국 잔치로 너를 영접할 것이다. 그 천국문에서  고통도 눈물도 없는  영생의 새 삶을  살아다오. 너의 빈 배에…  기다리는 행복 사랑이  출렁일 수 있도록 기도할께. 사랑한다. 누나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

이용희 목사 사회생활이란 곧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만남과 대화의 자리란 자석의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이 아울리듯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합니다. 플러

[박영권의 CPA코너] 현금 매출, 정말 IRS가 모를까?(보이지 않는 현금도 결국 사업 기록 속에 흔적을 남긴다)
[박영권의 CPA코너] 현금 매출, 정말 IRS가 모를까?(보이지 않는 현금도 결국 사업 기록 속에 흔적을 남긴다)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현금은 카드나 수표처럼 거래 기록이 바로 남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은 매출, 매입, 급여, 은행거래, 세금신고 등 다

[법률칼럼] 9월 18일 시행 ‘공적부조’ 강화, 영주권 심사의 기준이 달라진다

케빈 김 법무사 오는 2026년 9월 18일부터 미국 영주권 심사에서 이른바 ‘공적부조(Public Charge)’ 판단 기준이 다시 강화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마

[행복한 아침] 인생  일기 예보

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구나 인생길을 맑은 날씨 속에 여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정작 편도로 밖에 살 수 없는 인생길인데 숱한 시련과 고난의 맥락을

[신앙칼럼] 네가 어디에 있느냐? (Where Are You? 창세기Genesis 3: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네가 어디 있느냐?“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창세기 3:9) 인류 최초의 비극은 선

[추억의 아름다운 시] 청노루

박목월 머언 산 청운사(靑雲寺)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봄눈 녹으면 느릅나무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맑은 눈에 도는 구름 박목월의 초기시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 화재, 보험은 어디까지 보상해 줄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불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가장 위대한 발견 가운데 하나다. 불을 이용해 음식을 익히고, 금속을 녹여 도구를 만들고, 추위를 이겨내며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삶이 머무는 뜰] 수천 년의 시간이 맺어준 우정

조연혜 수필가 몇 달 전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대륙의 북쪽 끝 알래스카. 실은 크루즈엔 별 기대가 없었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땅을 두 발로 디딘다는 설렘에 난생처음

[애틀랜타 칼럼]  여러분은 하나님을 만나 보셨나요

세상은 지금 혼돈에 빠져 있습니다. 도덕적 혼돈, 사회적 혼돈, 정치적 혼돈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고 근본적인 혼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란 무

[법률칼럼] 이민국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보완 기회’보다 중요한 첫 접수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제도의 분위기가 다시 한번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민 신청서에 서류가 부족하거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추가서류요청(RFE)이나 거절의도통지(NOI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