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수필] 목화밭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11-07 08:55:27

수필, 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우수수  가랑잎 구르는 소리긴 방황이 서성이며

낙엽이 쓰고 간

방랑시인의  시를 읽는다

얼마나 뜨거운 가슴이기에

그토록 고운 생명으로 타는가

 

푸르디 푸른 젊음의 뒤안 길

황금의 수의입고 먼 길 떠나 시려나

웃음이었나, 울음이었나

 바람같은 '일엽생애' 란

 

불타는 낙엽안고 하룻밤 지새우면

내마음 갈 잎새되어 붉게 타려나

가을의 방랑 시인 

황금의 잎새들이  쓰고 간 편지

'지심 귀명래'라 

나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고향 흙으로 ---                  (낙엽이  쓰고 간 시ㅡ김경자)

 

오늘은 오랜만에 목화밭을 찾았다. 늦가을  갈꽃들도 지고 조금은  늦은 철이라 목화들이  없으면 어쩌나 망설이다가 그래도 갈 목화밭이 그리워 길을 나섰다. 50년 이민의 삶에서 내 마음이 길이 보이지 않는 날, 찾아 간  나혼자만의 방 마음껏 소리쳐  울고싶은 날  나만의 숨기어 둔 빈방이 목화밭이었다. 멀리 하늘 가까이 나를 기다리는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 큰소리로  빈 뜰에서 어머니를 부르기도 하고,  한이 맺힌  아픈 이민의 삶에서  마음을 풀고 싶어 찾아간 목화 밭은  내 영혼의  따스한  목마름을  찾는  희망의  장소였다.  꽃도 지고, 잎새들도  져버린  빈 들녁 늦가을 추수가 끝난 허허로운 빈 들녘 목장의 소들이  한가히 풀을 뜯고 자랑할 것도 없는  한가한 시골 동네이다.

난 왜 목화를 그리 좋아하는지  우리집엔  목화들이  한 식구되어  내가 마음  잃은 날  묵언의 도반이다. 얼마나 마음을 맑게 배웠으면 그 맑고 따뜻한 꽃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잎도 지고  꽃도 시들은 메마른 나뭇가지에 피어난  하얀  목화, 맑게 비운 선승 처럼 마음 따스한 하얀솜꽃을 피울 수 있을까…

내 마음 스산한 날 괜찮다, 괜찮다  나를 다독이는  내 영혼에 걸터 앉은  파랑새처럼 넌 해낼 수 있어… 희망이 속삭인다.

세월 속에  열정, 희망은 어디로 갔는지  때론  글쓰는 일도 이젠 그만하고 싶다 망설이는 날도 많아졌다.

어느 날  ‘이 아침 축복의 꽃비가’라는 장영희씨 수필을 읽으며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른다. 지금은 이세상을 떠난 그녀의 마지막  소원이 척수암으로 한 모금의 물도 마실 수 없는  항암 치료를 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 아침, 축복의 꽃비가…’ 그녀의 칼럼을 생의 마지막까지 연재하였다.  

다시 살아보자, 물 한 방울 먹어도 마치 칼을 삼키듯 힘들었던 때도 ‘하루만 최선을 다해  다시 살아보자’하며 이 아침, 축복의 꽃비가… 칼럼을 끝까지 끝내고 2005년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수많은 재소자들에게 희망의 편지를 남기고 간… 영문학자 장영희 시인이 남기고 간 그 아름다운 희망이 묵언의 속삭임되어 하루 한 순간이 영원을 향한 소중함을 깨닫고 힘들더라도 인내와 감사하며  살아내는 오늘, 이 순간이었으면 나를 다독여 본다.

 

산 넘어 산

바다 건너 바다

마음 뒤의 마음

그리고  가장 안전한

꿈속의 어떤 사람

 

상상속에 있는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

그러나 내가 오늘도 가 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바로 앞의 산

바로 앞의 바다

바로 앞의 내마음

바로 앞의 그사람

놓치지 말자

보내지 말자       ( 가까운 행복, 시인  이해인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치마폭에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원) 괴테와 레오나르도가체육관에서 만났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카메라로 찍어서여인의 운동하는 모습을그리어 주었는데괴테는그림 그릴줄 모른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많은 납세자들은 “세금을 낼 만큼 벌지 않았는데도 신고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자주 갖는다. IRS는 소득세 신고 여부를 결정할 때 소득 규모

[법률칼럼] 결혼 영주권,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결혼 영주권 심사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만 하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갈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이민 경로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그 공식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행복한 아침] 아직도 새해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 달력으로 바뀐 지 딱 열흘째다. 달력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 태엽처럼 감겨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12월 31일 한해가 가고 있는 순간 순간추억이 떠 오른다겁도 없이 퍼 마시고기고만장 고성방가노래하고 춤추며 개똥 철학 읊어 댄수 많은

[신앙칼럼] 알파와 오메가(The Alpha And The Omega, 요한계시록Revelation 22: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요한계시록 22:13).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서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Q:  항암 치료 중입니다.  얼마전 부터 손가락의 심한 통증으로 일을 좀 많이 한 날에는 주먹을 쥘 수 없고 손가락들을 굽히는 것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

[삶이 머무는 뜰] 헤픈 마음들이 빚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조연혜 어떤 말들은 빛을 발하는 순간이 따로 있다. 함부로 낭비한다는 뜻의 ‘헤프다’도 그렇다. 저무는 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이 단어가 꼭 있어야 할 자리는 ‘마음’ 곁일지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사람들은 누구나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천당, 지옥, 극락, 연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거나 직접 보고 겪은 사람이 없다. 각자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