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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아메리칸 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 59회-투표와 배심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9-13 16:49:26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지천(支泉) 권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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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미국을 선택한 코리언 아메리칸들은 미국화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나 역시 미국화가 되지 못한 채 살아왔다. 한국사람이 하나도 없는 소도시에서 6년간 살 때는 그런대로 미국화가 돼가고 있었는데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휴스턴을 거처 애틀랜타로 이사를 온 후부터 미국사람보다 한국사람들과 생활을 많이 하게 됐고 한인사회 각 단체에 참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미국화가 멀어지고 말았다. 

미국으로 이민 온 이상 시민권을 취득하고 미국 국민의 의무와 권리를 다 하고 투표를 해야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시민권을 기피하고 투표도 포기한 채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개중에는 시민권을 취득하고도 배심원으로 차출될까 봐 투표를 기피하고 있다. 무지하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안이한 코리언 아메리칸들의 실상이다. 나 역시 시민권을 취득한 후 한동안 투표를 안 하고 살아왔다. 왜냐하면 번거롭고 귀찮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바빠서 할 수 없었다고 구차한 변명으로 합리화시킨 사실을 반성하고 투표를 하고 나니 기분이 좋고 미국 국민이란 자부심이 생겼다. 그 후 투표를 한 때문인지 배심원으로 차출이 돼 법원에 가니 차출된 사람들이 수백명 모여 있다. 법원 직원의 명에 따라 기다리면서 배심원의 중요성과 선정과정을 직접 경험하게 됐다. 각가지 재판에 따라 배심원이 선정되는데 심사 과정이 철저했다. 10명의 배심원이 필요한 재판의 경우 20명을 차출해 재판장과 검사와 변호사가 심사를 한 후 10명을 선출한 다음 나머지 10명은 다시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한국사람은 나 뿐 이였다. 

대기중인 배심원들은 호명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 밖에 나가 담배를 피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잡담을 하는 사람 등 가지 각색인데 짜증을 내거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호명을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5시가 되면 직원이 더 이상 차출이 없으니 내일 다시 오라고 하면 다음날 또 법원에서 대기해야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주일간 계속될 수도 있다. 차출된 배심원 중에는 재판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지루하고 힘들지만 국민의 의무를 수행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 그리고 배심원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아무나 쉽게 배심원이 되고 재판에 임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배심원이 된 자신의 역할이 유죄와 무죄를 결정하게 될 중대사인 동시에 한사람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중책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운좋게 미국의 공정한 재판의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시민권을 포기하고 투표도 포기했다면 체험할 수 없는 기회였다. 자신의 이해관계로 인해 중요한 기회를 포기하면 미국시민의 의무와 권리를 저버리는 코리언 아메리칸이 되는 것이다. 이민짐 싸들고 미국을 선택한 코리언 아메리칸들은 훌륭한 미국시민이 돼야 활개를 펴고 영광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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