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수필] 해바라기 마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8-01 09:52:53

수필,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십년을 경영하여 초가 삼간 지어 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 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    { 옛 시조 }

오늘처럼 마음이 스산한 날은 어디론가 훌쩍 길 떠나고 싶다. 매년 가을이면 부르리지 산자락 밑에 조용한 해바라기 마을을 찾아 길 떠난다. 고국의 가을을 연상케하는 스모키 산 자락 한 모퉁이에 숨어있는  ‘썻치 l마을’이다. 구름도 쉬어가는 추풍령고개와 비슷한 그림같은 작은 동네다. 지나는 길손을 위해 해바라기를  밭 한가득 심어놓고 물소리, 바람 소리에 마음씻기에 딱 좋은  내 마음의 쉼터다.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어도  새소리, 바람소리, 청풍처럼 드리운  우거진  솔, 하늘 , 구름 흐르고 팔베개하고  낮잠자기 가장 어울린 심심산골. 숨기어둔  연인처럼  내 마음 안식처이다. 샘물 길어다가 마른 솔 태워  차를 달이고, 산새 벗삼아 산길을 거닐며 푸른 솔 어루 만지며 혼자 앉아서 흐르는 샘물에 발 담그고, 지는 해는 붉은 노을로 산을 태우고 계곡 흐르는  맑은 물에 내 마음 담그며  때묻지 않은 산 사람들 얘기나 듣고 싶네…

스모키 산 자락에 연인처럼  숨기어둔  해바라기 마을은 두고온 내 고향 강진 기암 절벽 석문산과  닮았다. 그 산골에는 마음씨 좋은 노부부가 우리 친구되어  살고 있다. 손수 가꾼 해바라기  만발하고, 감자랑 , 호박 , 오이, 강낭콩 등을 바구니에 담아 놓고 팔기도 하시지만 그냥 주시는것이 더 많다. 가스 펌프  하나, 백년도 넘은 듯한  주유소,  가게라야  천불어치도 안 되는  작은 구멍가게다. 마음이 답답하면 찾아 뵙고 싶은 내 마음의 안식처이기도하다.

 

운명 같은건 필요 없어

하늘을   닮아

하늘 처럼 

살기로 했네

 

가난해야  보이는 하늘

비워줘야  보이는  행복

 

해를 닮아   해바라기

노오란 누명 쓰고

빛으로 사는 네 얼굴

천년의 은총 가슴만  타네

 

해바라기

네 앞에서면  웬지  난 부끄러워 

있는 그대로 노오란

해가 되어 피어 난  꽃 한송이

출렁이는 기쁨

크나큰 지혜

사랑 , 기쁨 안고 태어 난 

불타는 영혼의 꽃  해바라기  

내 앞에 서면

난   사람임이 부끄러워 ---   ( 해바라기     김경자)

얼마 전  오랜만에 그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 집에 들어서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텅 빈 집은 비워진 채 텃밭은 잡초만 무성하고 문이 굳게 잠긴 채 노부부는 보이지 않았다. 문에는 방문객들의 남기고 간 명함들만 꽂힌 채 집이 텅비어 있었다. ‘ 어느 한 분이 돌아가신 걸까? 아니면 양로원으로  가신 걸까 ? 진직 찾아뵙지 못한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목이 메었다. 이웃들에게 노부부 안부를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할머니는 동생 집 근처로  옮기셨다 한다. 산다는 것. 그리고 내게 남은 생의 허락된 세월들을 어떻게 보낼까…

산길을 내려오면서 수많은 생각으로 생의 무상함, 허무가 옆구리를  스쳐갔다. 인생길  푸르디 푸른 젊음의 뒤안 길… 황금의 수의입고 길 떠난 한잎 낙엽같은 인생길. 누가 인생을 ‘일엽 생애’라 했던가. 방랑시인처럼 낙엽이  스쳐간  그 자리. ‘지심 귀명래라’ ‘나 지극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이름모를 산새 한 마리 서산으로 날아간다. 저녁놀에 곱게 물든 산들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떠난 빈 집에는 바람만 머물고 가슴시린  고독, 허무만 안고 돌아왔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이다

이용희 목사 “행복이 깃들리라. 홀로 있으면서도 오늘을 내 것이라고 노래하는 사람아. 내일은 최악일지라도 그것이 대체 무엇이냐. 오늘 나는 충실한 사람을 누렸도다. 평화로운 마음으

[법률칼럼] “월요일에 내면 되겠지”… 이민 서류, 하루 차이가 자격을 가른다

케빈 김 법무사 이민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마지막 날이 주말이나 공휴일일 때가 있다. 이때 “관공서가 쉬니 월요일에 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판단이

[행복한 아침] 익숙해짐의 양면성

김 정자(시인 수필가)    운전이 필수인 현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출근길이면 커피를 들고 차에 오른다. 시동을 건 다음 Seat Belt 장착을 하고 rearview mirro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6)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6)

SSI 수급자의 소득 불일치 경보(Earnings Alerts)와 10억 달러 과오 납금의 진실국세청(IRS) 자료 연계 시스템의 허점과 수급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월별 소득 보고

[신앙칼럼] 겸손과 사랑(Humility and Love, 요한복음John 14:2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명시감상] 비로봉(毘盧峰) — 윤동주“만상을 굽어보기란-/ 무릎이 오들오들 떨린다./ 백화(白花) 어려서 늙었다./ 새가 나비가 된다.

[수필] 스와니 벼룩시장에서 돌아본 애틀랜타 한인회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새벽마다 스와니 시청 앞 광장에는 정겨운 장터가 열린다. 소박하고 허름한 나무 상자 위에는 갓 수확한 햇고구마와 무, 배추, 제철 과일들이 무심한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과 HOA,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과 HOA,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미국의 단독주택 단지(Subdivision)에 살다 보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약자가 있다. 바로 **HOA(Homeowners Association)**이다.

[내 마음의 시] 소식 없이 온 가을
[내 마음의 시] 소식 없이 온 가을

헬렌김 그렇게 뜨거웠던 어제도아무런 작별 인사 없었는데,오늘은소식없이 가을입니다. 공원에는 다람쥐가 분주하고한 여름 푸르렀던 나무들은파스텔을 거두어하나 둘 황금빚 옷을 준비합니다 

[애틀랜타 칼럼] 체면을 살려 주어라

이용희 목사 대개 윗사람들은 아랫사람을 대할 때 하인 다루듯이 명령하기도 하고 책망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그런 식으로 사람을 대할 때. 그 자신의 인격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법률칼럼] 취업비자 10만 달러의 벽… 이제는 회사의 해고 기록까지 본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 채용 제안은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의 기쁨에 앞서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따져야 한다.지난 9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