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宗愚) 이한기(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더위가 기승(氣勝)을 부리는 지금은 하지(夏至)와 추분(秋分) 사이, 여름의 계절이다.
삼복(三伏)(초복, 중복, 말복) 기간은 여름의 절정(絶頂)이다. 복伏은 여러가지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절후(節候) 복’을 뜻한다.
대한민국에 ‘복날’이라는 말이 있듯이 서양문화권에서도 일년 중 가장 더운 때를 ‘Dog days’라고 한다.
‘개’가 공통점이라니 우연(偶然)인가!
삼복날은 다음과 같이 정해진다.
초복: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
중복:하지로부터 네 번째 경일
말복: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
여기서 경일(庚日)은 ‘경(庚)’자가들어 있는 날로 ‘경’은 천간(天干) 10가지 가운데 일곱 번째 천간이다.
초복과 중복은 기준일이 하지이기 때문에 항상 10일의 차이가 나지만 말복의 경우 기준일이 입추이기 때문에 통상 10일 이상 차이가 난다.
중복과 말복이 10일을 초과할 경우 ‘10일을 넘었다’는 뜻으로 ‘월복(越伏)’이라 한다.
올해도 월복(越伏)이다.
신축년인 2022년의 삼복은 다음과 같다.
하지가 6월 21일(乙巳)이므로 초복은 7월 16일(庚午), 중복은 7월 26일(庚辰), 입추가8월 7일(壬辰)이므로 말복은 8월 15일(庚子).
삼복 기간 찌는 듯한 더위를 경염(庚炎) 또는 복염(伏炎)이라고 한다.
더위가 맹위(猛威)를 떨쳐 일상 생활이 힘들지만 주로 농경생활을 하였던 조상들은 벼농사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기에 벼농사의 풍작(豊作)을 기대하며 더위를 견뎌낸 것 같다.
대추농사의 경우도 삼복기간에 비가 오지 않고 햇볕이 아주 따가워야 풍작이 된다고 한다.
삼복 기간에 비가 자주 오고 햇볕이 시원찮으면 “보은(報恩) 충북(忠北) 아가씨 운다”는 말이 있다.
따가운 햇볕을 많이 받아야 대추농사가 풍작이 되는데 비가 자주 오면 흉작(凶作)이 되어 시집가는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지 못해 시집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복날 세시퓽속(歲時風俗)으로는 육류가 귀했던 시대에 개고기로 개장국을 만들어 보양식으로 먹었지만 요즈음은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등으로 보양을 한다.
어릴 때 동네 어르신들이 “말 잘 안 듣는 자식을 애비가 심하게 매질하는 것”을 두고 “복날 개 패듯이 팬다”고 하던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이 말은 차마 설명하기 곤란해 생략한다.
야외활동시 고온(高溫)에 따른 일사병(日射病)에도 유의해야 한다.
모두 삼복더위 잘 이겨내어 건강한 몸으로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자.
가을의 전령사(傳令使)가 저 멀리서 우리 곁으로 서서(徐徐)히 다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