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애틀랜타 칼럼]병적인 열등감을 만드는 세 가지 영향력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5-15 11:24:08

애틀랜타 칼럼,이용희목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이용희목사

 

심리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성인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Adult Child” 즉 성인아동이란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 시절의 유아기적 욕심, 집착, 이기심, 비교의식, 질투, 시샘 등의 심리로부터 병적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안에 있는 병적인 열등감이 치유되지 못한 결과로 생겨납니다. 그렇다면 이 열등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올까요? 

그 열등감을 만드는 세 가지 영향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첫째는 중요한 타인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내가 만나게 되는 혹은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타인들 이른바 significant others 라고 하는 이 사람들은 우리 인생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태어나자 마자 만나게 되는 부모님이 나를 어떻게 다루었느냐에 따라 열등감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결정되곤 합니다. 심지어 한 심리학자는 우리는 태어나자 마자 열등감을 갖도록 운명이 지어졌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갓난 아이의 무력함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갓난 아이는 태어나자 마자 부모를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그때부터 열등감이 시작되는 그런 뜻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기 자녀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얼마나 그들을 건강하게 수용하고 인정하고 칭찬해주며 키우느냐에 따라 어려서부터 자아상이 상처를 입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는 과정에서 너무나 쉽게 야단치고 욕을 합니다. 마치 그 말이 별로 유해하지 않은 단순한 말인 것처럼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입니다. “이 바보 같은 놈” “이 멍텅구리 같은 놈” “이 병신아” 등등 부모가 자식에게 던지는 욕은 너무나 많습니다. 넌 제대로 하는 일이 뭐가 있니. 넌 늘 말썽이란 말이야. 거봐 이럴 줄 알았다. 심지어 우리 자녀들에게 교육적으로 정당한 벌을 주면서도 그 벌을 어떤 조롱거리로 삼을때 자녀들의 자아상은 심각한 상처를 입습니다. 예를 들어 벌로 청소를 시켜놓고 “어떠냐. 기분이” 라고 묻는다면 그 자녀가 성장하면서 청소라는 과제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내가 벌로 경험하는 청소, 그것도 모자라 엄마에게 조롱거리가 되었던 이 청소라는 경험을 통해 한 평생 이 아이는 청소라는 좋은 학습 과정을 부정적으로보며 자라게 됩니다. 이처럼 부모는 자녀들에게 부정적 자아상을 심어주는 최초의 존재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점점 자라면서 부모뿐 아니라 형제나 자매, 조부모, 친구들로부터 상당한 영향력을 받게 됩니다. 

십대에는 특히 친구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데 사춘기가 지나면서 부터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교실안에서 칭찬받는 아이와 비교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와 비교하는 경향이 뚜렷해집니다. 그러면서 자녀들의 자아상은 심각한 상처를 가지기 시작합니다. 잠언 27:17에 보면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이 말씀을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이 부모이든 친구인든 그의 자아상은 건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내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에게 의해 결정적인 상처를 입기 시작할 때 우리 인생은 어려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열등감을 갖는 또 하나의 요인은 소위 “사회적인 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타인들 못지 않게 사회적 기대들도 열등감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모릅니다. 보통 부모는 자녀들에게 기대를 갖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의 기대를 알아 차립니다. 그런데 내가 부모의 기대에 부흥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 할수록 그의 열등감은 심화됩니다.

(다음호에 계속)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풍성한 고독(Affluent Solitude, 전도서Ecclesiastes 12:7–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프랜시스 톰슨의 시, <하나님 나라>는 우리에게 풍성한 고독이 무엇인지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 보이지 않는 세계여/우

[정숙희의 시선] '호모 플라스티쿠스'
[정숙희의 시선] '호모 플라스티쿠스'

양파, 깻잎, 고추, 감자, 오이, 상추, 토마토, 각종 과일… 마켓에 가면 가장 먼저 돌게 되는 야채부에서 일상적으로 집는 식재료들이다. 모든 야채는 따로따로 비닐봉지에 담아야한

[수필] 청파 언덕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그 날 눈 쌓인 청파 언덕복사꽃  휘날리는 교정에열 아홉 소녀가사랑에 열병 앓던  긴 기다림추억의 청파 언덕오늘 다시 그리워… 명당은 명인을 낳

[독자기고] 미주 한인 태권도 고단자 총회
[독자기고] 미주 한인 태권도 고단자 총회

지천( 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1974년 미국 볼티모어에 이민짐을 풀고 2개월간 가구공장에서 가구공으로 일을 하다가 그만둔 후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잘 살아보겠다고

[발언대] 트럼프의 첫 형사재판

지난 4월15일 뉴욕주의 도널드 트럼프 형사재판의 막이 올랐다. 2016년 대통령선거 준비가 한창이던 2015년 사건으로서 트럼프를 기소한 4개 법원 91개 혐의 중 첫 번째로 열

[뉴스의 현장] 노숙자 대책 이대로 좋은가

얼마 전 LA 한인타운에서 길거리의 노숙자들을 안전한 시설로 옮기기 위한 LA 시정부의 ‘인사이드 세이프’ 활동이 진행됐다. LA시가 심각한 노숙자 문제 완화를 위한 1차적 대책으

[이 아침의 시] 벚꽃
[이 아침의 시] 벚꽃

‘벚꽃’ - 유자효  기적처럼 피어났다 벼락처럼 오는 죽음  박혜숙 ‘Alter’단 두 행의 시가 종이를 베는 검처럼 예리하다. 벚꽃이 피고 지는 찰나에 대한 통찰이 삶 전체를 관

[뉴스칼럼] 행복한 나라의 조건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핀란드라는 게 정설이다.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7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

[시론] 칩 제국의 부활, 2030년 이후가 두렵다

반도체를 향한 미국의 행보를 보면 솔직히 부럽다.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수 있는 달러의 힘도, 목표를 정하면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그리고 국익에 맞춰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미국의

[발언대] ‘혼자 누리는 자유는 위험하다’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혼자 누리는 자유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과 함께 누리는 자유이다. 혼자 누리는 자유의 대표적 사례는 인간 아담이 추구했던 본능적 자유이다. 다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