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宗愚) 이한기(국가유공자·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46년 전 Fort Gordon, GA의 U.S.Army Signal Center에서 Avionics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보았던 미국군은 미국의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중 그리고 사랑을 받고 있었다. 지금도 그 관계는 변하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다.
Afghanistan 전장(戰場)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유해(遺骸)가 Washington DC 근교에 위치한 공군기지로 공수되어 미국 각 지역의 국립묘지로 운구하는 차량과 항공기에 옮기는 의식을 치르는 내내 살아있는 누구에게도 단연코 먼저 거수경례를 하지 않는 미국군의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이 추운 겨울 컴컴한 밤에 검정색 정장과 외투차림으로 공군기지사령관과 나란히 차렷자세로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로 감싸진 병사들의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광경은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감동적인 광경이다.
이를 본 미국군은 “미국을 위해 전장에서 목숨을 잃더라도 결코 헛되지 않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전투복 차림을 한 여군이 Economy석으로 가는 것을 보고 일등석을 내어주는 승객, 또 훈장이 패용된 정복 상의를 승무원실 옷장에 걸어달라는 부탁을 했으나 거절당한 상사에게 자신의 일등석을 내어주겠다는 승객, 이 광경을 지켜 본 승객들의 항의와 비난이 일자 정중하게 사과한 항공사 사장, 이와 같은 군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 미국군은 미국이 위태로움을 당할 때 우리 국민들을 대신하여 가장 먼저 가장 위험한 곳에서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하나뿐인 귀한 목숨을 바쳐 싸울 것이다”라는 믿음 때문일까?
그 뿌리에 대하여 살펴보자.
첫째로 미국군은 오늘의 위대한 미합중국을 탄생시킨 어머니라 하겠다.
아는 바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미국의 군이 승리한 결과 미합중국이 건국되었다. 전쟁을 하여 나라를 세움에는 수많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전쟁에서 패배하여 영토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잃은 나라를 역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미국군은 미국의 영토를 넓혔다.
서부지역 대부분은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므로서 넓힌 땅이다. 아울러 광활한 태평양의 제해권(制海權)까지 장악할 수 있어서 오늘날 초강대국, 미국이 되는 초석을 마련하였다.
서부지역 대부분은 훗날 있을 반환 요구를 하지 못하게 매입형식을 취하였다.
세 번째는 미국군은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였다.
하와이 진주만이 일본제국의 기습(奇襲)을 받기도 하였으나 독립된 이래 적어도 미국의 본토에 어떤 적의 침략도 허용하지 않았고 미국을 온전하게 지켰으며 미국의 외교를 상대국에 강요케하는 힘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군은 미국의 헌법을 준수함과 아울러 헌법을 수호하였다.
일부 나라의 군들은 폭력으로 헌법을 파괴하여 정권을 탈취하고 국민들을 탄압하거나 박해를 하기도 했다.
나는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대한민국의 국군을 아끼고 사랑한다. 국가와 운명을 같이하는 군을 폄훼하지 말자.
군을 폄훼하면 군은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참담하고 파국을 맞게된다.
군 스스로도 각고(刻苦)의 노력과 끊임없는 개혁을 하는 것만이 미국군처럼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신뢰와 사랑과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첩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