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날 현(玉-11, 6급)
*모양 상(豕-12, 4급)
자기 몸에 자신의 잘난 점이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너무 자랑하다 보면 큰 코 다치는 수가 있다. 왜 그런지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기에 앞서 ‘現象’이란 두 글자를 속속들이 분석해 보자.
現자는 ‘옥빛’(the brightness of a jade)이 본래 의미였다. ‘나타나다’(appear)는 뜻은 원래 見자로 나타내고, 이 경우에는 [현:]으로 읽다가 혼동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독음이 같은 現자로 대신하게 하였다. ‘밝다’(bright) ‘지금’(the present) 등을 뜻하는 것으로도 쓰인다.
象자는 ‘코끼리’(an elephant)란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코끼리의 모습을 간략하게 그려 놓은 것이다. 맨 첫 획이 코끼리의 ‘코’에 해당된다. 후에 ‘본래 모양’(original form) ‘본뜨다’(model on)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現象(현:상)은 ‘나타난[現] 모양[象]’이 속뜻이고, 철학에서는 ‘본질과의 상관(相關)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 속에 나타나는 대상(對象)’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자기의 잘난 몸을 너무 자랑하지 말아야 함을 코끼리와 조개를 예로 들어 말한 기가 막힌 명언이 있어 이를 소개해본다. 중국 동한(東漢) 시대 때 정치가, 문학가, 진보 사상가인 왕부(85-163)가 치국안민(治國安民)의 방책을 기술한 ‘잠부론’(潛夫論)이란 책에 나오는 말이다. 현대 중국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 입에 오르내리다 보니 중국 속담[諺語]이 되었다.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목숨을 잃고,
조개는 진주 때문에 몸을 망친다.”
象以齒焚身,
상이치분신
蚌以珠剖體.
방이주부체
- 王符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앱 창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