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목사
가정 생활의 열쇠가 되는 말씀이 잠언 23장 7절에 있습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 마음속 생각이나 의식 주조가 우리 삶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왜 이 말씀 속에 가정 생활의 열쇠가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가정 안에서 우리 식구들 사이에 끊임없이 나누어지는 대화들을 한 번 귀담아 들어보십시오. 우리 식구들은 어떤 대화들을 피차에 나누고 있을까요? 서로가 서로를 깎아 내리는 대화들은 없을까요? 심지어는 다른 식구들에게 학대와 구타를 당하고 있다는 아픔을 가진 분은 식구 중에 없을까요? 혹은 끊임없이 아내나 남편에게 의심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습니까? 내 배우자는 도무지 내게 애정 표현을 하지않는다는 답답함을 가지고 있는 분은 없습니까? 또 우리 자녀들 중에 부모들에게 계속적인 인격 모독을 경험하는 분은 없습니까? 아빠는 나를 믿어주지 않습니다. 엄마도 나를 믿어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가정에서 이런 불평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우리 시부모는 도무지 나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라는 고통어린 고백을 갖고 계신 분은 우리 가운데 없는지요? 우리는 이런 여러 불평들 속에서 한 가지 공통분모를 지적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불평이란 우리들의 자아상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건강한가정 생활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가 있다면 그것은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자아상을 갖고 인생을 살고 있느냐에 대한 점검인 것입니다.
병든 가정, 심각한 가정갈등 속에 헤매는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를 찾는다든지 혹은 상담자를 찾을 때 이른바 가족치료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가족 치료의 영역 가운데 거의 80%는 자존감의 치유라는 영역입니다. 가족간의 갈등 요인이 무엇인가하는 문제보다도 실상 치유가 아우러지고 있는 대부분의 영역은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아상을 회복시키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자아상이 건강한 가정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성생활의 어려움과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평생 동안 성생활의 문제들에 연구한 유명한 심리학자 가운데 매스터 존스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성에 대한 임상 치유에 있어서 사실은 약 10% 정도만이 신체상의 문제. 육체적인 문제의 영역일 뿐 거의 90%는 자존감과 부부 사이의 의사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면 가족들 간에 쏟아져 나오는 어떤 불평보다도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자존감의 문제, 혹은 자아상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처럼 자기 자신에게 끈질긴 집착과 관심을 가진 존재는 이 땅에 없을 것입니다. 실로 사람의 최대 관심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 바로 나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락한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공통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