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코리언아메리칸 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 37회- 연극 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 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4-13 14:09:35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지천(支泉) 권명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1992년 미주 한인 이민사회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극화한 ‘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 일’은 이민의 삶을 개척하는 1세들이 겪었던 아메라칸 드림의 참담한 비극인 동시에 한가정의 몰락의 실상이다. 이 작품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들의 일로 공감하고 거울로 삼아야할 우리 이민 1세들의 문화적, 가정적, 세대적 갈등 등 코리언 아메리칸들의 자화상인데 어떻게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극적으로 재연할 수가 있을까, 그것이 연출을 맡은 나의 고민과 숙제였다. 

김 철 기획, 조원석 작, 권명오 연출 ‘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 일’의 줄거리는 한인회장을 역임한 아버지인 최 목사를 딸들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를 한다. 최 목사는 아들 선호사상이 지나쳐 결혼을 몇 번 씩이나 하고 아들을 낳은 후엔 아들만 편애해 딸들이 불만과 함께 재산도 아들에게만 물려줄 것이라고 믿고 아버지를 불신하고 갈등이 심해 반감으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디스코텍 등을 누비며 문란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수적인 최 목사는 참을 수가 없어 딸들을 강제로 집으로 끌고 가 가두고 홧김에 “말을 안 들으면 죽여버리겠다. 차라리 너 죽고 나 죽자”고 야단을 치게 된다. 그 때문에 큰딸 은숙은 동거 중인 미국인 대학교수와 합세해 아버지를 고발하고 최 목사는 강력하게 결벽을 주장하는 코리언 아메리칸 1세의 가정의 비극을 접한 한인 1.5세 김미혜 변호사가 무료로 변론을 맡고 재판에 참여한다. 김 변호사는 성폭행에 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고 또 한국부모들은 자녀들을 선도하고 꾸짖을 때 화가 나면 “너 죽고 나 죽자”라 고 하는 것이 한국적인 문화라고 변론을 하고 한국인 증인들도 똑같이 증언을 했지만 미국법정이 인정하지 않아 공방이 치열했을 때 둘째 딸이 증인으로 나와 자기도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해 최 목사는 유죄가 돼 수감된 후 자살을 한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큰딸과 동거인 대학교수도 자살을 한다.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 최 목사 가정의 비극은 끝난다. 

우리는 5개월 이상을 이 작품을 위해 연습에 몰두했다. 각박한 이민생활에서 생업에 종사하다 어렵사리 연극이 무르익어 무대에 오르게 됐을 때 갑자기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공인 김미혜 변호사( 박경희)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간 것이다. 다음날 극장에서 총연습을 해야 되는데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공연을 취소할 수도 없고 막은 올려야 되는데 앞이 캄캄하다. 

그런데 박경희 씨가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가족의 만류를 뿌리치고 연극을 위해 곧바로 내게 온 것이다. 기적이다. 다행히 불가능한 극한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게 돼 어렵고 힘들게 첫 공연을 끝내고 최악의 조건과 관계없이 연극 2회 공연이 무사히 끝났다. 나 아닌 다른 객체의 인생사를 재연한 연극이 끝난 후 허탈한 상태로 되돌아가 넘어야 할 아리랑 고개를 향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자와 명언]  備 考 (비고)

*갖출 비(人-12, 5급) *생각할 고(老-6, 6급) “계획은 ○○가 없으면 실패하고, 사업은 ○○가 없으면 패망한다.” 공란에 적절한 말은? 먼저 ‘그 표의 비고란에 적어 놓

[조윤성의 하프타임] 패배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
[조윤성의 하프타임] 패배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

20세기 막바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세기말적 현상들 가운데 하나는 ‘정치의 종교화’이다. 정치가 점차 합리적 판단과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 믿음과 맹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삶과 생각] 위대한 미국인 장학재단(GASF)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 10월 31일 위대한 미국인 장학재단(박선근 이사장)은 제2회 장학생 모집과 선발에 관한 기자회견을 했다. 선발신청은 2024년 1

[시와 수필] 희망은 삶에서 누린 가장 멋진 축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희망은 한마리 새영혼 위에 걸터 앉아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며그칠 줄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아무리 심한 폭풍도많은 이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란 무엇인가?

최선호 보험전문인 흘러가는 세월이 끝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과학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명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벌레박사 칼럼] 가을철 벌레 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페스트 콘트롤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 나면 자동적으로 TV를 켜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본다. 비즈니스 특징상 그날의 기온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와

[법률칼럼] 결혼영주권과 가정폭력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이중 결혼과 가정폭력 관련된 사례다. 가장 흔한 예로, 이미 미국에서 결혼한 사람이 한국으로 가서 자신을 총각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