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고대 희랍의 대학자 아리스토텔라스는 인생은 연극이라고 했고 연극은 인생의 거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연극이 인생이 돼서는 안 되는데 불행하게도 연극이 인생 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기, 거짓말, 위선 등으로 자신의 이익 만을 위해서 각가지 연극을 연출하며 어떻게 하든 상대를 비하하고 자신을 미화시키려는 연극을 하고 있다. 지식인들과 정치인들도 국민의 뜻이라고 감언이설을 펼치며 자신의 목적과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연극을 하는 위선자들을 이루다 나열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인생자체를 연극화하는 한심한 행위들이다. 인생이 연극이라고 하는 참된 진리를 잘못 알기 때문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무대를 통해 변화와 발전을 해가며 주어진 역할에 따라 연기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배우가 되는 삶이기 때문에 인생은 연극인 것이다. 그 때문에 세상사람들이 사는 실체를 투시경으로 모두 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희한한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는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출세와 권력과 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연극을 하고 또 살인, 방화 등 천인공노할 악행을 하고 배신과 모략과 사기를 일삼고 또 반대로 갖은 악조건과 역경속에서도 남을 배려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베풀면서 정도의 길을 사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인생은 어떤 연극과 역할(배우)을 하면서 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파란만장한 수많은 아리랑 고개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넘어가는 배우가 되느냐는 것을 고심하고 배우고 뉘우치고 낮추면서 가장 멋지고 아름답게 삶을 누릴 수 있는 연극의 일생을 값지게 장식해야 될 것이다. 싫든 좋든 인생은 연극의 일부이고 또 연속이다. 무대를 통한 연극 자체는 또 다른 인생사의 일부다. 실화든 허구든 극작가가 극적으로 만든 이야기를 배우를 통해 재연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관객은 연극을 통해 또 다른 인생사의 일부를 보며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연극을 인생의 거울이라고도 한다. 자의든 타의든 인간은 세상이란 무대에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조건에 따라 연극을 하면서 살게 된 배우들인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인류사회라는 크고 넓은 무대위에서 연극을 하고 살게 되는데 각자 역할의 선택은 자신의 노력과 철학에 따라 변화될 것이다. 주어진 무대인 아리랑 고개를 어떻게 현명하게 넘어갈 것인가 그 방법을 찾고 연구하면서 진선미의 정도를 선택하는 훌륭한 배우가 돼야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은 복잡하기 이를 데가 없지만 그럴수록 뜻있고 멋지고 행복한 연극을 하는 좋은 배우가 되는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나그네요 배우인 동시에 각기 다른 연극의 일부다. 그런데 애틀랜타 동포사회도 연극이 인생 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