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날 과(辶-13, 5급)
*정도 정(禾-12, 4급)
‘모든 일은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의 ‘과정’은? ➊科程, ➋課程, ➌過政, ➍過程. 답은 ➍번. 독음은 같은 [과정]이라도 뜻은 천차만별이다. 뜻 차이를 반영할 수 없는 한글! 그 단점은 한자로만 메울 수 있다. 그래서 한글과 한자, 둘 다 잘 알아야 한다. 오늘은 ‘過程’이란 두 글자를 뜯어보자.
過자는 ‘지나가다’(go past)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咼(비뚤어질 괘)가 발음요소임은 鍋(노구솥 과)도 마찬가지다. ‘지나치다’(go too far) ‘잘못하다’(make a fault) 등으로도 쓰인다.
程자는 ‘(벼의) 등급’(a grade)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벼 화’(禾)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呈(드릴 정)은 발음요소다. 후에 본래 의미보다는 ‘한도’(limits) ‘길’(a road; a way) ‘법’(a law; a rule) 같은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過程(과:정)은 ‘일이 되어 가는[過] 정도(程度)나 경로’를 이른다. 결과는 원인과 과정의 산물이니, 내일의 결과를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당연한 귀결이니까! 오늘의 명언은 배은망덕(背恩忘德)을 쉽고 확실하게 풀이한 것을 소개해 본다.
“남의 함박만한 은혜는 몽땅 잊어버리고,
남의 자그마한 허물은 몽땅 기억해둔다.”
忘人大恩, 망인대은
記人小過. 기인소과
- ‘水滸傳’.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