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뉴스칼러] ‘밍크 독감’

지역뉴스 | 사설 | 2020-09-04 10:10:27

밍크,독감,뉴스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조류독감 때는 조류가 살처분 당한다. 조류독감이 덮칠 때마다 셀 수 없이 많은 닭과 오리가 즉어 나갔다. 돼지 열병이 덮치면 돼지가 그 대상이다. 구제역이 퍼지면 무더기의 소, 돼지, 염소가 생매장된다.

사람이 전염병에 감염되면 한 사람이라도 살리기 위해 애를 쓰지만 동물은 가차없다. 살처분은 그 때마다 논란의 대상이나 지구는 인간 중심의 별이다. 자연보호도 바닥을 들여다보면 인간보호가 목적이다. 사람의 생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보호하자고 나서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코로나 플루라고도 부르던 이번에는 무더기로 희생당하는 동물은 없을까. 박쥐에서 옮겨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지만 박쥐 박멸 운동이 벌어진 적은 없다. 대신 이번에는 밍크다. ‘밍크 독감’도 아닌데 이미 엄청난 수의 밍크가 살처분됐다.

코비드-19가 전파되면서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사람과 동물과의 전파관계 였다. 실제로 종을 뛰어 넘는 감염사례는 진즉 확인됐다. 사례가 드물었을 뿐이다. 지난 봄 뉴욕의 브롱스 동물원에서는 호랑이와 사자가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돌보던 사육사에 의해서 였다. 개와 고양이가 옮은 경우도 전해 졌다. 주인들로부터 옮았다. 사례는 희귀했지만 모두 사람이 동물에게 옮긴 것이었다. 그 반대방향의 전파는 밝혀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밍크는 달랐다. 자기들끼리도 옮기고, 특히 사람을 감염시킨 사례가 확인됐다. 밍크 감염은 유럽발로 알려지기 시작됐다.

첫 감염사례는 지난 4월 네덜란드의 밍크 농장에서 확인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 농장의 밍크는 사람에 의해 감염되고, 그후 2명의 인부가 밍크로부터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동물이 인간에서 옮긴 확인된 첫 사례였다. 뒤이어 스페인과 덴마크의 밍크 농장에서도 잇달아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스페인의 한 밍크농장에서는 14명의 직원 중 주인을 포함해 9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도됐다.

네덜란드의 밍크 산업은 연 1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지난 2016년 현재 150개의 밍크 농장에서 연 600만장의 밍크 가죽을 생산했다. 중국인들이 유독 밍크 털옷을 좋아해서 일까.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었다. 사육환경은 열악했다. 작은 철망 안에 가둔 밀집 사육형태였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3년부터 밍크 농장의 신규 개장을 불허하고 기존 농장도 2024년까지는 모두 문을 닫게 할 계획이었다. 이번 사태로 네덜란드의 밍크 농장 페쇄는 앞당겨 지게 됐다.

네덜란드 농무부는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밍크를 일산화탄소를 써서 살처분했다. 지난달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된 네덜란드의 밍크 농장은 최소 27개소에 달한다.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살처분된 유럽 각국의 밍크는 100만 마리가 넘는다고 최근 AP 통신은 전한다. 코비드-19가 엉뚱하게 ‘밍크 독감’이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중순 유타의 2개 농장에서 처음 밍크와 농장 인부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발표됐다. 연방 농무부는 이번 감염이 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옮긴 케이스인지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유타에는 38개 밍크 농장이 있으나 감염된 밍크의 살처분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발언대] 품격사회 가로막는 정치인들의 막말

선거를 말의 전쟁이라 하지만 이번 고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인들의 막말이 난무했다. 아니면 말고의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말, 야비한 말, 모질고 거친 말, 말꼬리 잡는 말, 깐족

[신앙칼럼] 풍성한 고독(Affluent Solitude, 전도서Ecclesiastes 12:7–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프랜시스 톰슨의 시, <하나님 나라>는 우리에게 풍성한 고독이 무엇인지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 보이지 않는 세계여/우

[정숙희의 시선] '호모 플라스티쿠스'
[정숙희의 시선] '호모 플라스티쿠스'

양파, 깻잎, 고추, 감자, 오이, 상추, 토마토, 각종 과일… 마켓에 가면 가장 먼저 돌게 되는 야채부에서 일상적으로 집는 식재료들이다. 모든 야채는 따로따로 비닐봉지에 담아야한

[수필] 청파 언덕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그 날 눈 쌓인 청파 언덕복사꽃  휘날리는 교정에열 아홉 소녀가사랑에 열병 앓던  긴 기다림추억의 청파 언덕오늘 다시 그리워… 명당은 명인을 낳

[독자기고] 미주 한인 태권도 고단자 총회
[독자기고] 미주 한인 태권도 고단자 총회

지천( 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1974년 미국 볼티모어에 이민짐을 풀고 2개월간 가구공장에서 가구공으로 일을 하다가 그만둔 후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잘 살아보겠다고

[발언대] 트럼프의 첫 형사재판

지난 4월15일 뉴욕주의 도널드 트럼프 형사재판의 막이 올랐다. 2016년 대통령선거 준비가 한창이던 2015년 사건으로서 트럼프를 기소한 4개 법원 91개 혐의 중 첫 번째로 열

[뉴스의 현장] 노숙자 대책 이대로 좋은가

얼마 전 LA 한인타운에서 길거리의 노숙자들을 안전한 시설로 옮기기 위한 LA 시정부의 ‘인사이드 세이프’ 활동이 진행됐다. LA시가 심각한 노숙자 문제 완화를 위한 1차적 대책으

[이 아침의 시] 벚꽃
[이 아침의 시] 벚꽃

‘벚꽃’ - 유자효  기적처럼 피어났다 벼락처럼 오는 죽음  박혜숙 ‘Alter’단 두 행의 시가 종이를 베는 검처럼 예리하다. 벚꽃이 피고 지는 찰나에 대한 통찰이 삶 전체를 관

[뉴스칼럼] 행복한 나라의 조건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핀란드라는 게 정설이다.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7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

[시론] 칩 제국의 부활, 2030년 이후가 두렵다

반도체를 향한 미국의 행보를 보면 솔직히 부럽다.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수 있는 달러의 힘도, 목표를 정하면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그리고 국익에 맞춰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미국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