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무능으로 2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숨졌다. 경제는 거의 붕괴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 사태를 맞은 미국의 현 주소다.
대통령 책임제에서 모든 실정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그런데 상황이 이러니 2020년 대통령 선거는 현직에 도전하는 후보가 이긴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배싱’에 몰두해왔다. 거의 4년 가까이. 무식한데다가 방종하고 편 가르기나 하고 반 이민에, 인종차별적인 성향의 인물이라고.
여론조사도 그렇다. 대선 2개월 앞둔 현재 여전히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올 대선은 단순한 ‘블루 웨이브’ 정도가 아니라 ‘민주당 쓰나미’가 예상된다. 이것이 그동안의 하나같은 전망이었다.
상황이 이러니 트럼프가 얼마나 무능하고 비도덕적이고 오류투성이의 인물인지만 유권자에게 부각시키면 된다. 이런 선거운동 방식과 함께 바이든은 거리 유세조차 나서지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면서.
그러니까 올 대선은 하나마나 한 대선이라는 자신감을 보여 왔던 것이다. 그 바이든이 말이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뒤늦게 현장 유세에 허겁지겁 나서는 모양새다. 왜.
경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사망했다.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는 기치와 함께.
당연한 시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BLM운동이 이상하게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폭동에, 약탈에, 방화에, 무차별 폭력의 무정부 상태를 불러온 것.
이 사태에 민주당 지도부는 선을 긋는 발언을 삼갔다. 평화적 항의 시위는 오케이. 그러나 폭력사태는 안 된다는 발언을 하지 않은 것.
이런 정황에서 그 난동에 민주당 내 좌파는 오히려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나온 것이 ‘진보 좌파는 트럼프에게 생명 줄을 던져주고 있다’는 경고다.
이 경고가 나온 지 두 달 가까운 현재 바이든 진영은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뒤늦은 각성과 함께 바이든은 BLM의 이름하에 벌어지고 있는 난동사태에 종전과 다른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데모크라시 인스티튜트와 선데이 익스프레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를 포함한 절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약탈, 방화, 무차별 폭력, 그리고 그로 인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는 난동에 대해 치를 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여론을 더욱 부정적으로 몰아가게 된 계기는 지난주의 위스콘신 주 케노샤 총격사건이다. 그 무정부상태를 목격한 미국인들 중 2/3는 트럼프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법과 질서’가 대선 막바지 기간에 올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진보진영에서도 경고음이 잇달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섰다. 그런데 패배한 2016년 대선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그런 가운데 유명한 진보논객 조지 패커는 이렇게 단언하고 있다. “지난주 케노샤에서 일어난 일은 올 대선의 분수령을 이룰 것이다.” 대역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