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조선 시대에는 당쟁이라는 것이 있었다. 당쟁은 쉽게 말하면 당파 싸움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힘을 모아 국가의 정책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하여 ‘당’이라는 것을 만든다. 조선 시대에는 이것을 붕당이라고 했다. 붕당끼리 서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싸우는 것이 당파 싸움이다. 조선 시대의 붕당은 비공식적으로 생겨 존재했던 것인데 반해, 현대의 정당은 제도상 인정된 정치적 단체이다. 그렇지만 지금에도 어느 나라에서나 정당끼리 당파 싸움하는 모양새는 조선 시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의원들이 각 의원 개인의 의사에 따라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당의 노선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면 말이다. 오바마케어를 없애겠다는 미국 의회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추진 중이다. 오바마케어 폐지에 대해서도 당파 싸움을 하듯 정당끼리 편이 갈려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바마케어 폐지에 관해 알아보자.
오바마케어 폐지의 첫걸음인 예산 결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오바마케어를 없애겠다는 길에 의회가 발을 내디딘 셈이 된 것이다. 이 결의안 통과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극명하게 각각 자기 당의 노선에 따르는 것에 충실했다. 이것이야말로 당파 싸움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공화당 소속 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오바마케어 폐지를 반대하는 의원이 좀 있을 법하고, 아무리 민주당 소속 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오바마케어 폐지를 찬성하는 의원이 좀 있을 법한데 말이다. 거의 모든 의원이 당의 노선에 충실하게 따랐다. 의원 본인의 출신 지역 사람들의 뜻을 알아보고 나서 투표를 했다는 의원은 전혀 없다는 것은 결국 민의에 따라 정치를 한다는 뜻보다는 본인이 속한 당의 뜻에 충실하게 따른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을 고려해 보면 앞으로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오바마케어 폐지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다음에 오는 단계는 Affordable Care Act( 속칭 오바마케어) 법령을 무효로 하는 것이다. 오바마케어 관련 법령을 무효화 하기는 하지만, 모든 법령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 사항에 주안점을 둔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 매기는 벌금을 없앤다. 둘째, 메디케이드를 확대하는 데 지원하는 자금을 중단한다. 셋째, 가입자 중 저소득층에게 주는 보조금을 없앤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오바마케어를 대신할 대체안이 없이 관련 법령부터 없앨 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당장 폐지할 것이며, 폐지함과 동시에 대체안을 시행하겠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당장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데, 폐지와 동시에 대체안을 시행하겠다는 아이디어에 대해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비판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오바마케어를 대신할 대체안에 대해 트럼프 자신이 이해하지 않고 있으며,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다는 데 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대체안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대체안 없이 오바마케어를 없애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바마케어가 갑자기 없어지면 오바마케어에 의지하고 있는 2천만 명의 저소득 가입자들이 갑자기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 트럼프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눈치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같이 행동한다. 다만, 공화당 의원 일부가 이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단시일 내에 오바마케어가 폐지될 가능성은 적다고 하겠다. 구체적인 대체안이 있어야만 오바마케어가 폐지될 것이고, 대체안이 마련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 전문인 최선호 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