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모니카 김 소설가 ‘눈이 제일 좋은 부분’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2세 소설가 모니카 김씨의 데뷔작 ‘눈이 제일 좋은 부분(The Eyes Are the Best Part)’이 화제다. 이 소설은 인간의 심리에 가장 오래 기억된다는 공포를 도구로 이용해, 여성혐오를 비판하고 아시안 여성의 성적대상화와 고정관념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소설의 주인공 ‘지원’의 삶은 아버지가 새 여자 친구와 함께 살기 위해 집은 나가면서 꼬이기 시작한다. 대학생인 지원은 집안 문제로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고, 성적이 떨어져 학사 경고까지 받게 된다. 항상 눈알이 등장하는 그녀의 악몽은 시간이 지날수록 끔찍해지지만 그녀는 그 꿈들이 이상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한편 지원의 어머니가 파란 눈을 가진 백인 남자 조지와 사귀기 시작하고, 조지는 아시아인을 ‘오리엔탈’이라고 부르며 지원과 여동생을 힐끔거린다. 그런 조지를 어머니가 집에 들이면서 지원의 작은 아파트는 감옥이 된다. 스트레스로 인해 눈알이 나오는 악몽은 점점 심해지고, 지원은 꿈에 나오는 눈알에 빠져들다 결국 눈알을 먹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미국사회가 갖고 있는 아시아계, 특히 아시안 여성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문자 그대로 백인 남성의 시선을 공격하는 이야기로 아시아 여성들이 미국사회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 책은 오랫동안 나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던 깊은 분노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아시안 증오 범죄가 극에 달하던 팬데믹 기간 동안 김작가는 아시안 노인들이 공격받고, 여성들이 선로에서 떠밀리고, 애틀랜타 스파에서 한인 여성 6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을 보며 공포와 분노가 함께 폭발했다고 털어놨다.
김 작가는 ‘몰카(MOLKA)’라는 제목의 또 다른 페미니스트 호러 소설을 집필 중이다. 김 작가는 “두 작품을 통해 우리가 복종적이고, 약하고, 스스로 방어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우리에 대한 모욕에 대항하지 않고 참아낼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대항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