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수필] 나의 아버지

지역뉴스 | | 2024-06-10 07:56:05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마음 조차 길 떠나고 없는데눈물 고인  파아란 하늘

구름 한점 서성이며

그리움 찾아  고향 하늘 서성이네  

 

고향을 떠나 오던 날

금방 돌아올 듯 올린

부모님께 드린 큰절의 약속

이젠 하늘 모시네.

 

고향이라야 갈 곳이 없는데

마음은 늘 고향 하늘 맴돌고

뼈가 삭은 이민자의 서른 눈물

한조각 구름되어 

빈고향 하늘  날르네.    ( 박경자 . ''나의 아버지'' 1980년 쓴 시) 

 

나의 아버지는 전남  강진 도암 석문산 기슭 우리나라 땅끝마을에서 태어나셨다. 지금은 그곳이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유배지로 유명하지만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다. 그때는 누가 와서 살았는지… 어떤 할아버지가 유배되어 살고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나는 중학교 때까지 기차도 본적이 없었다. 뒷산에 올라가 완도행 뱃길을 바라보며 다산이 지어 놓은 천일각에 올라가 친구들과 노는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새벽 4시면 어김없이 담뱃대를 두드리시면 온 가족 기상 신호였다. 우리 집은 대농가라서 일꾼도 몇명이 함께 살았다. 그래도 나의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마당을 쓸고 학교를 가게 하셨다. 겨울에는 어린 손등이 터지고 몇십 리를 걸어서 학교를 가야하는데, 이웃집 아버지없는  순이가 부럽기만했다.

어느날 나의 아버지는 나에게 ‘너를 이렇게 키우는데는 이유가 있다.’ ‘언젠가는  혹독한  어린날 이 훈련이 너를 어려움에서 일으키는 힘이 될 것이다.’ ‘어디서 살든지 근면하고 정직하면 살 수 있다’는 내 아버지의 어린 시절 인성 훈련이 이민의 아픈 삶을 이기며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새벽 4시면  논과 밭을 돌아보시고  옷이 온통 이슬에 젖어 돌아오셨다. 형은 서울공전을 나오셨지만 시골에 아내를 숨겨놓고 이화여대에 다니는 신여성과 서을 살림을 차린 것이 화근이 되어 우리 아버지는 서당에서 교육을 받고 말았다한다. 돈이라고는 될 것이 없는 그 깡촌에서 8남매를  서울 교육을 시키시느라 안 해본 일이 없으셨다. 바닷가에 천일염전을 하시며 개 한 마리와 자전거를 타고 밤중에야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를 기다리며 마당에 모닥불을 켜 놓고 하늘에 별을 헤아리며 아버지를 기다리던 일… 오빠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놀이하던 분을 찾아가신 것을 몇 번이나 본 적이 있었다. 자식들이 떠난  빈자리를 지키시며 자식들 성공하여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시던 그 아버지 마음을 어느 자식이 알 수 있었으랴… 고국 떠나 반 세기를 타향에서 살면서 아버지, 나의 아버지를  얼마나 가슴에 품고 살아왔던가… 한의 세월 속에 가슴에 묻고 살아온 나의 아버지, 책상 머리에 흑백 사진 나의 아버지  모습 어딜 가든지 ‘근면, 성실하면 산다’ 그 말씀이 오늘도  나를 지키신다.

어느날  친구들과 식사를 하다가 문득 ‘요즘 자식들을 어떻게 생각해?’하고 묻자, ‘자식은 없어’하고 정색으로 답했다. 나는 왜  친구의 그 말이 내 가슴을  아프게 두드렸을까?  어느 시인은 그의 묘비명에 이런 시를 남겼다.

‘드높은 별이 총총한 하늘아래/무덤하나 파고 나를 눕게하라/바다에서  고향찾는 선원 처럼/ 산에서 고향 찾는 사냥꾼처럼/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 환한 미소 실은  고운 구름에 실려/나를 껴안고  길 떠나고 싶다/ 하늘이 부르시면 문열고 날고 싶은 내 영혼의 집을 맑은 영혼으로/아직  여기 살아 있음이  얼마나 위대한 모험인가/우린 그리움의 아버지, 자식이 있어 아파도 얼마나 행복한가…

머지 않아 우리 조국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 아픔의 자식도 없다. 자식을 낳지 않으니 누가 아버지가 어머니가 될 것인가… 머지 않아  인공지능 시중드는 시대가 오면  아버지 그 혼을 찾는 가슴시린 그리움의 추억도 없다. 인간이 설 자리가 없는 지구별엔  로봇이  판을 치고  내 그리움 아버지, 아파도 그리운 자식도 없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맑은 혼으로  꿈꾸는 사람이ㅡ

그 사람이 얼마나 그리울 건가

첫새벽 이슬초처럼

그새벽이오면  해보다 먼저 두눈을 뜬다

새하늘이 열리고  온 우주의 기별을  가슴열고 들어야 할 

그 새벽을  맑은 영혼의 사람을 우린  아직도 기다려야 하리.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세상을 우린  기다린다

맑은 혼으로 깨어나  하늘과 땅이 홀연히 솟아나

삶을 불태우는  맑고 깨끗한 영혼을  꿈꾸며 살리 

Happy Father's Day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김하성 행선지 전망…디트로이트·애틀랜타 가능성
김하성 행선지 전망…디트로이트·애틀랜타 가능성

김하성[AFP=연합뉴스]3일 내야수 김혜성(25)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한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와 있는 내야수 김하성의 행보에

법원 '체포영장 이의신청' 기각…윤대통령측 "재항고 검토"
법원 '체포영장 이의신청' 기각…윤대통령측 "재항고 검토"

"발부 자체는 불복 다툴수 없어 부적법…체포·구금시 적부심사 청구할수 있어""내란죄는 공수처 수사가능 '관련 범죄'…대통령실 관할 서부지법에 영장 가능"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올해 1분기 주택 구매력 개선 기대 힘들다
올해 1분기 주택 구매력 개선 기대 힘들다

2025년 을사년 새해가 활짝 밝았다. 올해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운 바이어라면 새해 소망이 남다르겠다. 무엇보다 집값이 떨어지고 모기지 이자율도 낮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집 팔 계획 있다면… 다양한 판매 방식 고려해볼만
집 팔 계획 있다면… 다양한 판매 방식 고려해볼만

올해 집을 팔 계획이라면 연초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경쟁을 피해 연초부터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서는 바이어가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 말 늘어난 주택 수요가

동계 스포츠 시즌 시작… 연골 손상·인대 파열 주의보
동계 스포츠 시즌 시작… 연골 손상·인대 파열 주의보

이달 들어 전국 스키장이 문을 열면서 동계 스포츠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사진 설원을 내려오는 스릴감에 많은 이들이 찬바람이 불길 기다리지만, 추운 날씨에 빠른 속도를 내는

나이 들어도‘회복 탄력성' 있으면 질병 이길 수 있다
나이 들어도‘회복 탄력성' 있으면 질병 이길 수 있다

90세 어르신이 오랜만에 외래 진료를 위해 방문했다. 휠체어에 앉아 아들 내외와 함께 온 환자분은 최근 낙상으로 고관절이 골절돼 외부 병원에서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재활병원

식중독은 여름에만? 겨울에 기습하는‘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여름에만? 겨울에 기습하는‘노로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40%가 겨울에 발생 식중독은 음식이 쉽게 상하는 한여름 질병으로 여겨지지만, 겨울도 안심할 수 없다. 한 번쯤 들어봤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겨울에 기승을 부

전기차 세액공제 차종 40→25개…현대차그룹만 유일하게 추가
전기차 세액공제 차종 40→25개…현대차그룹만 유일하게 추가

EPA, 외국우려기업 적용해 보조금 대상 밝혀…폭스바겐·리비안 제외 현대차 2종·기아 2종·제네시스 1종 등 신규 수령대상 올라  기아 EV6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빠르게 변화하는 대학 입시 트렌드…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빠르게 변화하는 대학 입시 트렌드…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조기 전형 중요성 높아져입학시험 준비도 철저히여전히 중요한 학업 성적대학 학업능력 증명이 관건 대학 입시 경향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 제

FAFSA 신청시 부모 체류신분 노출 불안 커진다
FAFSA 신청시 부모 체류신분 노출 불안 커진다

부모 소셜번호 없으면 ‘0’ 기입체류신분 노출 요인 될 수 있어트럼프 재집권 앞두고타 정부기관과 정보공유 우려 커져 연방정부의 대학 학자금 보조 신청서(FAFSA) 제출과 관련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