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비용과 급여 줄이는 교회 많아
불확실한 경제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가 여전히 많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개신교 목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현 경제 상황이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느끼는 목사가 많았다. 올해 헌금 규모는 다행히 작년에 비해 줄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교회 운영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라이프웨이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0일까지 개신교 목사 1,004명을 대상으로 현 경제 상황이 교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목사 중 50%가 현 경제 상황이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조사 때(52%)보다 조금 감소한 수치다.
현 경제 상황으로부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힌 목사는 약 40%였고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목사는 8%에 불과했다. 팬데믹 끝자락이었던 지난해 현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힌 목사는 2016년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스콧 맥코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가 작년보다 감소한 것은 다행”이라며 “그러나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이 절반이 넘는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는 교회가 많은 가운데 헌금 규모는 작년과 큰 차이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목사 10명 중 7명은 올해 헌금 규모가 교회 예산을 웃돌거나 예산에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중 46%는 헌금 규모가 교회 예산과 비슷하고 약 22% 헌금액이 예산보다 많이 걷히고 있다고 했다. 올해 헌금이 교회 예산을 밑돈다는 목사는 약 30%였다.
올해 헌금을 작년과 비교했을 때 작년 수준이거나 작년보다 높다는 목사는 약 70%였다. 이중 약 38%는 올해 헌금 규모가 작년과 비슷하고, 약 33%는 작년 수준을 웃돈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헌금이 줄었다는 목사는 약 23%였다.
맥코넬 디렉터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헌금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해야 교회 운영이 원활하다”라며 “현재 많은 교회가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해 각종 비용과 급여 지출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 경제 상황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소형 교회일수록 컸다. 출석 교인 250명 이상인 대형 교회 중 헌금이 작년보다 늘었다는 교회는 약 57%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중소형 교회(출석 교인 99명 미만) 중 올해 걷힌 헌금이 교회 예산보다 낮다는 교회는 32%~35%로 대형 교회와 사정이 달랐다.
맥코넬 디렉터는 “경제 상황 악화로 소형 교회가 겪는 어려움은 즉각적으로 나타난다”라며 “한두교인의 소득 감소가 헌금 감소로 이어지면 출석 인원수가 적은 소형교회는 예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단별로는 감리교단 소속 교회가 겪는 재정적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감리교단 소속 목사 중 약 56%가 현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고 올해 헌금이 예산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사도 약 39%로 타 교단에 비해 많다.
<준 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