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 원격 선호 뚜렷, 연봉 삭감까지 각오해
소수계 노동자들이 직장 내 인종 차별에서 해방된다는 이유로 재택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이 끝나고 출근을 강제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원격 일자리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리서치 전문업체 퓨처포럼에 따르면 소수계 인종 노동자일수록 팬데믹 이전의 정상 출근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현상이 출현하고 있다.
해당 업체 조사에서 주류 백인 사무직 노동자들의 경우 재택이 끝나고 정상 근무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비중이 21%로 비교적 높았는데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흑인 사무직 노동자들은 3%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퓨처포럼은 재택 근무가 흑인과 같은 소수계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부 소수계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하락을 감수하고 재택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LA 타임스(LAT)와 인터뷰한 르론 바튼 씨는 연봉 5,000달러의 삭감을 감수하고 완전 원격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LAT와 인터뷰에서 “과거 직장에 출근했을 때 흑인인 나를 향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인종 차별에 시달리고 했다”며 “통근이 없어지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는 등 다른 재택 근무의 장점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색인종 소수계 노동자들은 재택 근무로 직장 내 파벌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평가했다. 원격 근무를 하게 되면 업무 고과에 대한 평가도 데이터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에 승진의 기회도 비교적 공정하다는 설명이다.
인력관리업체 주피터의 머레이 대표는 LAT와 인터뷰에서 “직장 내에서 사람들이 만나고 뭉치면 업무 평가의 공정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재택 근무는 평가의 갱관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완전 재택 근무를 채택하는 회사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다수 회사들은 완전 출근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주 5일 근무 중 적어도 이틀 정도는 회사에 나와야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 실제 커리어관리업체 링크드인에 따르면 5월 미국 채용 공고 중 완전 재택 근무를 채택한 일자리는 전체의 1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3월 같은 방식의 일자리 비중이 전체 채용 공고의 21%였음을 고려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링크드인 조사에서 4월 기준 전체 구직자의 절반은 완전 재택 근무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링크드인의 앤드류 맥캐스킬 매니저는 “재택 근무에 대한 높아지는 선호도에 반해 관련 공고는 줄어들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변화의 흐름을 봤을 때 직원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회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