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2B군 분류 예고에 “붉은 고기보다 덜 해롭다”
음료와 과자 등에 널리 쓰인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안전성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나친 공포 분위기 조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사 출신 방송인인 홍혜걸씨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스파탐은 (암 유발 정도의) 가장 낮은 등급인 2B 발암물질로 분류될 예정”이라며 “의도를 갖고 위험성을 부풀리는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자”고 썼다.
그에 따르면 아스파탐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하루 섭취량은 사람 체중 1kg당 40~50mg 수준이다. 그는 “다이어트 콜라로 환산하면 매일 30캔 정도를 먹어야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아스파탐이 야근보다 덜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스파탐처럼 2B 발암 물질에는 전자파와 김치, 알로에나 은행잎 추출물이 있다”며 “이보다 더 위험한 2A군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와 야근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험한 수준인 1급 발암 물질에는 햄 등 가공육과 햇볕, 젓갈과 미세먼지 등이다. 야근을 하거나 가공육을 먹는 것보다 아스파탐이 더 안전하다는 취지다.
홍 박사는 ‘발암 가능 물질’ 지정 예고로 아스파탐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국에선 보건의료와 관련해 지나치게 대중들에 공포를 유발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며 “해로움의 정도는 1인데 ‘뭔가 다른 이유’로 불순하게 과대포장 돼 과도한 공포를 유발해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대 공포가 조성되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그는 “정치 집단이 정파 이익을 위해 과학적 사실을 무시하고 해로움을 부풀리는 정치적 이유가 한 가지이고, 또 하나는 라이벌 회사를 견제하기 위해 온라인이나 바이럴 마케팅으로 별로 해롭지 않은 성분 하나를 침소봉대해 못 먹게 하는 경우이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달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지정할 예정이다.
IARC는 화학물질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 등을 평가해 5개 군으로 분류하는데 2B군은 발암 가능 물질이지만 인체에 대한 자료나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