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취약한 환자에 치명적…강력한 감염통제 필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중증 환자가 많은 장기요양병원과 보건시설에서 치명적이고 항균제 내성까지 보이는 곰팡이균 칸디다속 진균이 급속 확산 중이라고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CDC는 미국에서 칸디다균 감염이 2019년 476건에서 2021년 1천471건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증상을 보이지 않는 칸디다균 보균자도 1천77명에서 4천40명으로 늘었다며 그 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칸디다균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16년으로, 당국은 이 균이 다양한 항진균제에 내성을 보여 세계 보건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자들은 칸디다균 치료에 첫 번째로 사용되는 항진균제인 에키노칸딘에 내성이 있는 칸디다균은 아직 미국 내에서는 드물지만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칸디다균은 면역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요양 환자나 화학요법을 받는 암 환자 등 의학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혈류 감염을 일으킨 입원 환자는 30~70%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DC 전문가들은 칸디다균은 물건 표면에 남아 있다가 환자 간 접촉이나 물건 접촉 등을 통해 확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런 감염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감염 통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DC의 메건 라이먼 박사는 "칸디다균은 표면에서 오래 남아 있을 수 있고 보건시설에서 널리 사용되는 소독제 중 일부는 효과가 없어 병원을 철저히 소독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17개 주에서 2019~2021년 칸디다균 감염이 처음 확인되는 등 절반 이상의 주에서 칸디다균이 발견됐다.
CDC는 칸디다균 감염은 대부분 인공호흡기 사용이 많은 장기 급성 치료병원과 전문 간호시설에서 발생했다며 감염 검사에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검사가 전국에서 고르게 실시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감염은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칸디다균은 혈류와 심장, 뇌 등에 치명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CDC는 칸디다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을 따로 추적하지 않으며, 이미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던 환자의 경우 사인이 칸디다균 감염인지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칸디다균 확산이 온난화의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균류는 사람 체온만큼 높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칸디다균이 온난화로 따뜻해진 기후에 적응하면서 체온도 견딜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아르투로 카사데발 교수는 "이것이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가 질병을 일으키는 방식"이라며 "환경 속 병원체들은 생존을 위해 적응해야 하고 그렇게 사람 몸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