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중 거의 2만대↓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박모씨는 은행이나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현금을 찾는 일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현금을 만지는 것을 꺼려하게 되면서부터 현금 인출을 가급적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씨는 “현금 사용 대신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했다”며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리워드가 쌓여가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현금자동인출기(ATM)의 수가 줄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페이팔 등 온라인 비대면 결제 수단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ATM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9일 월스트릿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전통적인 결제 수단인 현금 사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미국 내 ATM 수도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미국 내 ATM의 수는 47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에는 45만1,500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3년 동안 모두 1만8,500대의 ATM이 사라진 셈이다.
ATM의 수가 감소한 것은 팬데믹 기간 중 결제 수단으로 현금 사용을 기피한 탓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현금 사용의 감소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전체 결제 수단 중 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4%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2010년 현금이 전체 결제 수단 중 42%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금 사용률의 급락세는 두드러져 보인다.
ATM의 감소로 온라인 디지털 결제 수단 사용과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에게 ‘금융 소외’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ATM 수가 감소하는 데 현금 사용이 줄어든 것 이외에 ATM과 관련된 강절도 범죄가 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온라인 디지털 결제 수단이 크게 늘어나고 해서 ATM의 효용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ATM은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미국 금융권의 시각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