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BTS 먹방도 유행에 일조…온라인 판매 치솟고 식당도 늘어"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겨 먹는 떡볶이가 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기 시작했다는 현지 유력 매체 평가가 나온 것으로 8일 나타났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 열풍에 힘입어 세계인들에게 '음식 한류'마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NBC 방송은 지난 3일 "떡볶이(Tteokbokki)의 점령 : 미국이 탐닉하는 다음 메뉴는 바로 한국의 궁극적인 '추억의 음식'(comfort food)"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미국에서 한국 길거리 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NBC는 "한국인 아무나 붙잡고 가장 좋아하는 '스트리트 푸드'(길거리 음식)가 뭐냐고 물어보라"며 "아마 가장 첫번째는 베개같은 떡에 끈적한 고추장 소스로 양념을 얹은 떡볶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제 이 요리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BTS가 서울의 한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것을 계기로 떡볶이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스트리트'의 아시아인 캐릭터 '지영'이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 식료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 오푸드는 2021년 10월부터 아마존·월마트 등 미국 내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사전 포장된 즉석떡볶이 판매를 시작했는데, 지난해를 거치며 관련 매출이 450%나 증가했다고 한다.
오푸드의 저스틴 박 대표는 NBC 인터뷰에서 "원래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고추장이었는데, 떡볶이 제품군이 2위로 올라섰다"며 한때 아마존 관련 코너에서 1·2위를 번갈아 차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2세들 사이에서도 떡볶이는 언제나 감성을 자극하는 '컴포트 푸드'라고 NBC는 짚었다.
인스타그램에 한국음식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조앤 리 몰리나로는 "내가 9∼10살 때 여름에 한국에 가면 사촌들이 옆집 가게에 데려갔는데, 너무 매워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떡볶이에 얽힌 유년기 추억을 돌이켰다.
그는 "이는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거치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라며 "떡볶이에 대한 인기가 폭발하면서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올려둔 조리법을 출력해서는 식료품점에 가져가 '이거 요리해보고 싶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NBC는 사실 한국 음식이 서양인들의 구미를 당기기 시작한지 한참 됐다며 배우 기네스 펠트로는 비빔밥을 좋아하고, 도심지에서는 한국식 바베큐 요리를 먹으려 사람들이 줄을 선다고 전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한식 레스토랑 최초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김훈이(후니 킴) 셰프는 "K팝,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국 문화가 유행하면서 멋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BTS와 기생충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식을 접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NBC는 떡볶이의 유래도 상세히 소개했다. 궁중 진미로 수라상에 오르던 떡볶이는 19세기 조선시대에 발간된 요리 백과사전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소개됐으며, 애초 달착지근한 간장과 소고기를 넣고 조리했던 것에서 현재는 삶은 달걀과 어묵을 넣은 매운 음식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뉴욕에서는 올 초 떡볶이 전문점 '마녀떡볶이'가 두번째 매장을 열었고, 한국의 엽기떡볶이도 얼마 전 미국에 진출했다고 NBC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