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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전 한국일보 기사 덕분에 동생까지 찾았어요”

미주한인 | 사회 | 2023-03-09 09:41:08

22년 전 한국일보 기사 덕분에 동생까지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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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입양인 사연 ‘화제’

최일선씨 유방암 투병 기사

한국에서 친모 찾아 상봉후

60여 년 만에 남동생까지

“뿌리를 찾은 기적 소중”

 

 최일선씨와 남동생 관주씨.
 최일선씨와 남동생 관주씨.

 최일선씨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사연이 담긴 뉴욕 한국일보 2001년 3월5일자 지면.
 최일선씨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사연이 담긴 뉴욕 한국일보 2001년 3월5일자 지면.

 

“22년 전 한국일보 기사 덕분에 65년 만에 동생을 찾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2001년 3월5일 뉴욕 한국일보에 유방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50세 한인 혼혈여성이 “눈 감기 전 어머니를 꼭 만나고 싶다”는 기사가 실렸다. 7살 때 미국으로 입양 온 한인 셰릴 피셔-콸스(한국명 최일선)씨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이 기사는 이후 20년 만에 동생을 찾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자신을 한국 이름인 ‘일선’으로 불러달라던 그는 22년 만에 다시 본보에 전화를 걸었다. 일선씨는 “한국일보 기사가 없었다면 내 동생 ‘관주’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과 함께 여전히 안개 속인 한국의 가족 행방을 찾고 싶어 20년 만에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서울에서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조부모와 함께 살았다”며 “7살 때 할머니가 서울의 한 고아원으로 자신을 데려갔고, 이후 입양돼 미국으로 보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멋진 삶과 가족을 갖게 됐지만 항상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잘 모른다는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26살 때 한국의 가족을 찾기 위해 서울에 있는 여러 기관과 고아원 등에 편지를 보냈지만 아무도 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잊고 살자고 마음먹었는데 40대 중반이 된 1995년에 유방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병마와 싸우면서 어머니와 가족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고, 결국 1999년부터 2005년 사이 3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가족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습니다.”

 

일선씨는 2001년 5월 한국 방문을 앞두고 본보에 자신의 사연을 알렸다. 2001년 3월5일자 1면 머릿기사로 실린 일선씨의 사연은 한국에서도 화제가 돼 한국 언론에도 수차례 소개됐다.

 

본보의 기사는 결국 어머니를 찾는 단서가 됐다. 어머니를 알고 있다는 한 여성이 일선씨에게 전화를 한 것. 이 여성은 일선씨의 어머니가 딸을 몇년간 계속 찾았고 죽기 전에 딸을 보고 싶다는 신문 광고도 냈다고 했다. 그를 통해 어머니의 이름이 ‘천선’(Cheun Son)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때까지 잘 몰랐던 동생의 존재를 듣게 된 것이었다. 일선씨는 “아주 흐릿하게 어릴 적 내 등에 업혀 있던 아기의 기억이 있지만 그 아기가 내 동생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일선씨에 따르면 자신보다 5살 어린 동생의 이름은 ‘관주’였다.

 

일선씨는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매우 흥분했고 나의 과거를 찾을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이후 오랫동안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또 다시 막다른 골목에 봉착했다. 희망이 사그러드는 상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선씨의 포기하지 않은 희망은 결국 70세가 넘어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일선씨의 아들이 어머니의 DNA 샘플을 ‘앵커스트리 닷컴’에 보냈고 기적적으로 일치하는 사람을 찾았다. 일선씨의 DNA 샘플은 한 청년과 일치했는데 그의 아버지가 바로 관주씨였다.

 

일선씨는 “헤어진 지 60년 이상 된 동생을 기적처럼 찾았다. 버지니아에 사는 내 동생 관주는 아내와 자녀 다섯을 두고 있고, 예비역 중령으로 국방부에서 일하고 있다”며 “동생은 어머니와 살다가 11살 때 미군에게 입양돼 미국으로 왔다고 했다. 동생이 어릴 적 ‘누나가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72세의 나이로 유방암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일선씨는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다. 아직 동생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지난 1년간 자주 연락하며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생과 함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내 뿌리를 찾겠다. 한국일보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동생을 찾은 것처럼 또 다시 기적이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 지 알려주는 사람을 꼭 찾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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