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CD 판매 20년래 최대
일부 은행들 파격 고금리 CD
은행 업계의 예금 확보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고금리의 양도성 예금증서(CD)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부 금융기관은 무려 6%의 이자율을 제공하는 상품까지 출시한 상황이다. 자금 조달에 압박을 느끼고 있는 한인 은행들도 더 적극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
6일 시장조사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은행 업계의 미결제 CD 판매 총액은 약 1조7,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1조4,900억 달러 대비 14.1% 증가한 것으로 2003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분기 상승폭을 나타냈다. 네이선 스토발 S&P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고금리의 CD 발행을 통해 이를 해소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들의 CD 판매 마케팅은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일부 크레딧유니언을 중심으로는 무려 6% 이자율을 주는 상품까지 나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샌디에고에 기반한 프론트웨이브 크레딧유니온은 18개월 만기의 6% 연이자율(APY) CD 상품을 제공 중이다. 해당 상품은 조합원만 가입이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보여 준다. 이외에도 고객수가 많아 CD 이자율을 올리는데 인색한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도 4% CD를 판매하고 있다.
주류 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 한인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CD 상품의 이자율을 3.00~4.01%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관련해 이자율은 고객이 어떤 조건으로 어떤 상품에 가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외에 CBB은행은 최근 4.30% 이자율을 제공하는 개인은퇴계좌(IRA) CD 프로모션을 3월 한 달 간 진행하는 등 자금 유치에 여력을 쏟고 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이 기준 금리를 더 올릴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은행들 간 예금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고금리를 지급하는 CD 상품의 판매가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로 돈을 버는 은행 입장에서 높은 이자율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지금은 대출 실적에서 선방 하고 있기 때문에 예대마진이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예금 조달 비용이 늘어 실적도 떨어질 수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최근 흐름이 이어지면 연내에 마이너스는 아니더라도 순이자마진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보인다”며 “예금을 늘리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해야 되느냐는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