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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한달] 사망자 5만1천명 넘겨…21세기 최악의 비극 중 하나

글로벌뉴스 | 사건/사고 | 2023-03-05 09:32:05

튀르키예 강진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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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4만5천명, 시리아 6천명 사망…21세기 들어 인명피해 규모 5번째

이재민 200만명 넘어…튀르키예 직접피해 45조원, 재건비용은 2∼3배 예상

부실건축 ‘인재론’ 비등…삶의 터전 잃은 사람들, 폐허 속 일상 회복·재건 ‘아득’

규모 5∼6 여진으로 추가 사상자까지…아나톨리아판 주변 이스탄불도 ‘위험’

 지진 구조 현장[로이터=사진제공]
 지진 구조 현장[로이터=사진제공]

지난달 6일(현지시간) 새벽과 오후 두 차례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를 강타한 강진은 사망자가 무려 5만1천 명을 넘기면서 21세기 최악의 대재앙 중 하나로 기록되게 됐다.

피해 지역에 한파가 닥치고 눈까지 내린 탓에 구조 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 시리아에서는 10년 넘게 계속된 내전과 정치적 갈등으로 난민들의 고통이 가중됐다.

여기에 현지 건축 법규 미이행을 비롯해 부실 시공, 부정부패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는 정황이 속속 나타나면서 '인재론'도 들끓었다. 

 

튀르키예에서만 20만 채에 가까운 건물이 무너지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는 등 직접 피해액이 45조 원이 넘는다는 추산이 나온다. 이로 인해 200만여명의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지진 난민'의 길로 들어서게 된 상황이다. 올해 튀르키예의 경제성장률도 0.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등 경제적 피해도 막대하다.

게다가 이번 대지진은 발생 이후 한 달을 앞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벌써 1만 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고 지난달 20일과 27일 각각 규모 6.3과 5.6 지진으로 건물이 추가로 붕괴하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폐허의 비극을 딛고 일상의 완전한 회복과 재건을 이룰 시점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아득한 상황이다.

 

◇ 규모 7.8·7.5 지진 연속 발생…튀르키예 역대 최악 지진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규모 7.8의 첫 번째 지진은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주변에서, 규모 7.5의 두 번째 지진은 약 9시간 후인 오후 1시24분 가지안테프 북쪽의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 사망자는 4일 기준 튀르키예 4만5천89명, 시리아 5천914명 등 총 5만1천3명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사고 후 한 달을 맞는 현 시점에도 철거가 진행되면서 사상자 집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21세기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 중 5번째에 해당한다.

매체나 기관별로 집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2010년 아이티 지진(약 22만∼31만6천 명),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인도양) 지진·쓰나미(약 16만∼22만7천 명),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약 7만∼8만7천 명), 2005년 파키스탄 지진(7만∼8만6천 명)을 21세기 들어 피해가 가장 컸던 지진으로 꼽는다. 

또한 이번 지진은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최악의 재해가 됐다. 이전까지 튀르키예 최대 지진은 1939년 동북부 에르진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당시 사망자는 3만 명이었다.

지진이 대부분 주민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에 발생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참변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

피해 지역에 거센 추위가 덮치고 일부 지역은 눈까지 내린 데다 여진까지 끊이지 않은 가운데 광범위한 피해 지역에서 '골든타임' 안에 구조 작업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지역은 서쪽으로는 아다나에서 동쪽으로는 디야르바키르까지 약 450㎞, 북쪽으로는 말라티아에서 남쪽으로는 하타이까지 약 300㎞였다.

지진으로 도로가 망가지고 공항이 폐쇄되면서 구호 물품과 중장비가 피해 지역에 도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리아의 경우 10년 넘게 계속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약해진 난민촌 건물들의 피해가 더욱 컸다.

게다가 시리아 정부가 반군 지역으로 인력과 장비를 보낼 통로를 제때 열어주지 않아 구조 작업이 방해를 받았다.

 

◇ "튀르키예 피해액, GDP 10% 수준"…문화유산 손상도 막심

최근 튀르키예 재난관리청(AFAD)은 피해 지역에서 대피한 이들은 약 200만 명으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330여 개 텐트촌과 160여 개 컨테이너 단지가 지어졌다고 밝혔다.

AFAD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만 52만 개 아파트를 포함해 건물 17만여 채가 완전 붕괴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미국 은행 JP모건은 주택과 인프라 재건에 250억 달러(약 33조 원)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의 직접 피해액이 342억 달러(약 45조1천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2021년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2차 및 간접 피해와 추가 여진 피해는 제외한 수치다. 전체 재건 비용은 직접 피해액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고 WB는 내다봤다.

올해 3.5∼4%로 예상됐던 튀르키예의 올해 GDP 성장률도 예상보다 0.5%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튀르키예기업연맹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튀르키예 GDP의 10% 수준으로 추산했다.

지진 직후 튀르키예 리라화는 한때 신저점을 기록했고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1999년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24년 만에 거래가 중단됐다.

기원전 4천 년에 세워진 도시인 가지안테프의 랜드마크로서 로마·비잔티움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가진 가지안테프 성이 이번 지진으로 크게 파손됐다. 주변의 17세기 건물 시르바니 모스크의 돔과 벽 일부도 무너졌다.

시리아에서는 고대 건축물인 알레포 성채를 포함한 문화 유산이 일부 파손됐다. 알레포 남쪽 하마 지역에서도 이맘 이스마일 모스크와 시메미스 성 등의 벽이 무너지거나 균열이 생겼다.

 

◇ 한 달간 여진 1만1천 회…규모 5~6짜리도 40여 회

첫 지진 이후 벌써 한 달이 다 됐지만 강력한 여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튀르키예 동남부 말라티아에서 발생한 5.6 규모의 지진으로 1명이 숨지고 69명이 다쳤다.

지난 20일에는 튀르키예 동남부 안타키아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튀르키예 3명, 시리아 5명 등 8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

AFAD는 첫 지진 이후 지난 1일까지 여진이 1만1천 회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최대 규모는 6.6이었고 5∼6 규모짜리도 40차례가 넘었다.

학계에선 대륙판인 아나톨리아판에 자리 잡은 지역 특성상 지진이 빈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0년 10월에는 튀르키예 해안에서 가까운 에게해 사모스섬에서 규모 7짜리 지진이 발생해 24명이 숨졌다. 같은 해 1월에도 동부에서 규모 6.7 지진이 발생, 최소 22명이 숨진 바 있다.

2011년 10월에도 동부에서 7.2 규모 지진으로 최소 138명이 사망했고 1999년에는 서부 이즈미트에서 7.4 규모 지진으로 무려 1만7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아가 지질학자들은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이 아나톨리아와 유라시아 지각판이 합류하는 지점이자 지진 위험이 있는 북아나톨리아 단층 지역에서 멀지 않은 탓에 '파괴적인'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이스탄불에서의 지진은 파괴력이나 사회 경제적 피해의 측면에서 이번 지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USGS는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이 맞닿은 3중 접점 주변에서 여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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