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경기 부진 전망 속 ‘혁신 프로젝트’ 폐지·중단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부진과 어두운 경기 전망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실리콘 밸리의 ‘문샷’(moonshot)은 끝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진단했다.
‘문샷’은 1970년대 인류가 달 탐사를 추진했던 것에 빗댄 미래 혁신적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빅테크가 주력 사업 외에 추진해 온 신약 개발, 로봇 개발, 자율주행차 등이 이에 속한다. WP는 “빅테크의 비용 절감과 대량 해고가 그 업계의 가장 야망이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에 또 하나의 못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한때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지만, 부진한 실적에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WP는 대표적인 빅테크로 구글을 들었다. 검색 엔진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온 구글은 그동안 ‘구글X(엑스)’라는 이름으로 미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자율주행차 웨이모, 인간을 돕는 로봇 개발 기업인 에브리데이 로봇, 생명과학 벤처 베릴리 등이 구글X에 포함됐다.
그러나 구글은 지난 1일 웨이모에 대해 올해 들어 두 번째 감원을 단행했다. 올해에만 200여 명의 연구원이 짐을 싸면서 웨이모는 쪼그라들게 됐다. 신약 개발 연구를 해온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도 200명 넘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2021년 11월 분사한 에브리데이 로봇은 지난 1월 대규모 해고 단행과 함께 로봇 사업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구글X와 유사한 실험적 연구 조직인 ‘그랜드 챌린지’ 규모를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축소하기 시작했다. WP는 “2014년 구글X에서 온 바박 파르비즈가 지난 10월 회사를 떠나는 등 아마존의 대부분의 미래 사업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실적 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직면하면서 직원들에게 현재의 사업 목표에 중점을 둘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WP 는 설명했다.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였던 벤처 투자가 로저 맥나미는 “빅테크는 그들이 손만 대면 무엇이든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며 “실리콘밸리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