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 심리 개시 바이든 4천억불 투입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학자금 융자 탕감에 대한 위헌 여부 심리가 연방 대법원에서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심리 과정에서 학자금 탕감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나타내 위헌 판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방 대법원은 28일 연방 학자금 융자 탕감 시행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연방정부와 보수 성향 6개 주정부 측의 구두변론을 들었다. 3시간이 넘는 구두변론에서 대법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의회의 승인 없이 4,000억 달러가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학자금 융자 탕감 프로그램을 시행할 권한이 있는 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방 학자금 융자 채무자 대상 최대 2만 달러까지 탕감해준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10월부터 신청 접수를 받았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 위헌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학자금 융자 탕감은 실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구두변론에서 바이든 행정부를 대표한 엘리자베스 프렐로거 연방법무차관은 “2003년 제정된 ‘히어로법’를 근거로 행정부가 연방 학자금 부채탕감을 허용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히어로법은 9.11테러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지원을 위해 연방정부 학자금 융자를 탕감할 수 있는 권한을 연방교육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당시 참전용사 지원 목적이 컸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때도 해당 권한이 부여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번 학자금 융자 탕감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우리는 5,000억 달러와 4,300만 명의 미국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수혜 대상과 비용 문제 및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 대법관 다수는 커다란 정치·경제적 문제를 결정하는 권한이 행정부에 주어지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의 탕감 시행을 막기 위해 위헌 소송을 제기한 보수 성향 6개 주에 대해 원고가 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있는 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소송을 제기하려면 직접적인 피해가 있음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프렐로거 법무차관은 부채 탕감이 시행되지 못하면 학자금 대출 채무 불이행 및 연체가 급증하게 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오는 6월 말 전에 학자금 융자 탕감 프로그램 시행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