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선 무교인 웹사이트 운영했다가 3년 징역형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박해를 받는 것은 기독교인뿐만 아니다. 종교가 없다고 선포한 무교인에 대한 박해 역시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 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무교인에 대한 탄압이 보고된 국가는 총 27개 국가로 전년보다 5개 국가가 늘었다. 8년 전인 2012년 실시된 조사에서 무교인 탄압 국가에 포함된 국가는 불과 3개였지만 그사이 전 세계적으로 무교인이 급증하면서 무교인 대상 탄압도 많이 늘어난 것이다.
퓨리서치 센터는 탄압 사례를 정부 차원의 탄압과 사회적 탄압으로 크게 분류했고 언어폭력에서부터 물리적 폭력 또는 심지어 살해까지 폭력으로 간주했다. 또 자신이 무교인임을 공개할 수 없는 국가도 무교인 탄압 국가로 포함됐다. 2020년 정부 차원의 무교인 탄압 국가에 포함된 국가는 총 19개 국가로 전년보다 5개 국가가 늘었다.
이집트에서는 한 무교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무교 관련 페이지인 ‘이집트 무교인’(The Egyptian Atheists) 페이지를 운영한 징역 3년 형과 30만 이집트 파운드(미화 약 1만 9,100달러)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가톨릭 신자가 다수인 크로아티아에서는 헌법의 규정을 어기고 정부 기관, 법원, 대형 병원 등 공공건물에 로마 가톨릭 상징물이 설치돼 무교인에 의해 탄압 사례로 보고됐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의 경우 국적 신청 카드의 종교란에 무교를 제외해 무교 탄압 사례로 지적됐다.
2020년 무교인에 대한 사회적 탄압 사례가 보고된 국가는 모두 13개 국가로 전년보다 2개 국가 늘었다. 레바논에서는 한 정치 풍자가가 TV 방송에 출연, “무교는 바보들의 종교”라며 무교인을 공개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몰디브의 경우 무교인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폭력과 살해 위협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튀니지는 무교를 감추고 이슬람 전통을 따르라는 사회적 압박이 심한 국가로 지목됐다.
무교인이 세계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16%로 기독교인(31%)과 이슬람교인(25%) 다음으로 높다. 무교인 탄압이 심한 국가 중 12개 국가는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국가였고 6개 국가는 기독교인 다수국이었다.
지역별로는 무교인 탄압 국가 27개국 중 10개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였다. 이 지역은 전 세계 무교인 중 4분의 3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중동, 북부 아프리카, 유럽, 미주 대륙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무교인 탄압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종교별로는 기독교인을 탄압하는 국가가 가장 많았다. 2020년 조사를 보면 당시 기독교 탄압이 보고된 국가는 총 155개 국가로 전년보다 2개 국가가 증가했다. 이어 이슬람교인 탄압 국가가 145개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슬람교 탄압 국가는 전년보다 2개 감소했다. 유대인이 세계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하지만 유대인 탄압 국가는 94개 국가로 3위로 조사됐다. 2020년 불교와 힌두교 탄압 국가로 지목된 국가는 각각 21개 국가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 준 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