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등 남미 3개국 개시
세계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지난해부터 칠레 등에서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선 결과 정상적인 이용자가 접속이 차단되는 등 불편이 심해지면서 이용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사는 48세의 크리스티안 카스트로는 집에 유선인터넷이 없어 무선인터넷으로 넷플릭스를 수년간 이용해왔다. 지난해부터 넷플릭스가 칠레에서 계정 공유를 단속하면서 그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가입자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접속이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지난주에는 접속이 막혔고 넷플릭스의 안내대로 QR코드와 PC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인증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무선인터넷을 인식할 수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접속이 끊겼다. 결국 그는 넷플릭스를 탈퇴했다. 카스트로는 “모든 것을 적법하게 한 사람이 계정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아마존 프라임과 HBO도 구독하고 있어 넷플릭스 탈퇴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계정 공유시 3달러 상당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칠레·코스타리카·페루 3개국에서 먼저 도입했다. 하지만 이용자 인증 방식이 복잡하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31일 안에 한 번도 접속하지 않거나 일정 기간 이상 자택 이외 지역에서 접속할 경우 계정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용자를 판별하기 위해 계정에 로그인한 기기의 IP(인터넷주소), 기기 고유식별정보인 맥 주소(MAC Address), 계정 활동 등 정보를 살펴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계정 단속 이후 접속할 때마다 자신이 정당한 구독자임을 매번 입증해야만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 다수의 이용자 사이에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비자들이 기업 대상 민원을 올리는 한 사이트에서는 지난해 넷플릭스 관련 불만이 139건 접수돼 전년 41건이나 2012∼2021년 연평균 53건 대비 급증했다. 트위터에서는 ‘#차오(굿바이) 넷플릭스’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칠레 이용자들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칠레의 한 넷플릭스 이용자는 넷플릭스의 정책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근무 흐름과 배치된다면서 “나는 항상 도심과 해변을 오가며 일하는데, 넷플릭스는 내가 위치에 따라 다른 계정을 구독하기를 바라는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향후 몇 주 내에 세계적으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가 칠레 등에서 시행 중인 계정 공유 단속 관련 내용을 다른 국가 홈페이지에 실수로 게시한 이후 미국 등지에서 ‘넷플릭스 구독 취소’ 검색이 급증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도 홈페이지를 통해 계정 공유를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본사 공지를 번역해 올리는 과정에서 시차가 생기면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이 계정을 공유해 쓰는 것으로 보고, 이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