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역대급 가뭄까지
초강력 허리케인과 역대급 가뭄, 산불 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최소 474명이 숨지고 총 1,650억달러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연방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10일 밝혔다.
이는 건당 10억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낸 18개 기상이변으로 초래된 피해액을 더한 금액이다.
1,650억달러의 연간 피해액은 지난 2021년(1,553억달러) 기록을 넘은 것은 물론 198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3위에 해당한다.
NOAA에 따르면 2022년은 지난 2015년 이후 허리케인 활동이 가장 약했지만, 대신 4등급 또는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은 더 자주 미 대륙을 덮쳤다.
특히 지난해 9월28일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4등급 허리케인 ‘이언’은 1,129억달러 상당의 피해를 유발해 2017년 ‘하비’, 2005년 ‘카트리나’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재산상 타격을 줬다.
가뭄 피해는 근래 들어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25일까지 미 국토의 최대 63%가 가뭄을 겪어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넓은 면적이 가뭄 영향권에 놓였다고 NOAA는 전했다.
미 서부 지역의 경우 지난해 5월3일 기준 무려 91.3%가 가뭄 지역으로 분류됐다. 수년간 지속된 서부 지역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이 악화해 주요 저수지 수위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서부와 중부 대평원 지역을 중심으로 거의 1년 내내 지속된 가뭄과 열파는 222억달러 상당의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다.
극단적인 무더위로 애리조나·네바다·캘리포니아·오리건·텍사스주에서 공식 집계상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 한 곳에서만 지난해 온열 관련 사망자가 378명 나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 미국의 평균 기온은 11.9도(화씨 53.4도)로 역사상 18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됐다고 NOAA는 밝혔다. 역대 4위였던 전년도(화씨 54.5도)보다는 덜 더웠다는 뜻이다.
산불도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750만 에이커 이상을 태우며 큰 피해를 낳았다. 알래스카주에서만 작년 6월18일 현재 100만 에이커 이상이 불타 지난 32년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산불이 확산했다.
이러한 재난재해의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