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체 945억달러 손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국에서 급격하게 확산한 매장 내 절도 탓에 소매업체들의 손실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릿저널(WSJ)은 23일 미국소매협회(NRF)를 인용해 지난해 소매업계의 재고자산 감모손실액이 945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소매업계 전체 매출액의 1.4%에 달하는 액수다. 재고자산 감모손실은 도난이나 분실, 유통 중 상품의 부패 등의 이유로 손실 처리가 됐다는 회계용어다.
WSJ은 소매업계의 재고자산 감모손실의 이유는 대부분 도난이라고 전했다.
상품 도난은 소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2019년까지 5년간 재고자산 감모손실액은 연평균 7%가량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한 번에 47%가 늘었다.
코로나19 탓에 매장 내 경비원이나 직원의 수가 줄어든 것이 절도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으로 인한 상품 부족 현상이 전체 장물의 가격을 높인 것도 절도를 부채질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에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모손실액은 다시 4%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는 매장 내 도난은 소매업체들의 경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재고자산 감모손실로 인해 매출 총이익이 4억달러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할인판매업체인 달러트리는 물가상승과 함께 재고자산 감모손실이 영업이익률을 1% 깎아내렸다고 밝혔다. 달러트리의 영업이익률이 5.5%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영에 부담이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약국 체인 월그린스는 지난해 10월 ‘조직적인 절도’를 이유로 샌프란시스코 내 매장 5곳의 폐쇄를 결정했다.
또한 홈디포, 베스트바이, CVS 등 주요 유통체인 최고경영자들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범죄에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연방 의회에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