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나파밸리 ‘세븐 스톤즈’ 매입
한인 및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와 신세계 등 한국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인수에 나서는가 하면 중소 규모의 한인 소유 와이너리들도 나파밸리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어 중국 자본이 빠진 나파밸리 와이너리 산업에 한인 및 한국 기업들이 빈 자리를 메꾸면서 와인 산업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가주 나파밸리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한화솔루션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6일 미국 법인 한화솔루션USA홀딩스코퍼레이션을 통해 나파밸리의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를 3,400만달러에 사들였다.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는 총 195만9,000여스퀘어피트 부지에 유기농 포도밭, 와이너리, 레지던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는 최고급 컬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컬트 와인이란 놀랄 만한 맛이지만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생산량이 적어 열광적인 추종자를 확보하고 있는 와인을 말한다. 프랑스 유명 와인 산지 보르도 와이너리들이 보통 20만~30만병을 매년 생산하는 데 반해 세븐 스톤즈에서 매년 만드는 와인 병 수는 3,600병에서 최대 6,000병에 그친다.
이번 와이너리 인수 목적은 리조트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의 리조트 사업 경쟁력 강화 일환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선 추후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본사 차원의 행보라는 해석이다.
나파밸리 와이너리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세계의 경우 올해 2월 부동산개발 회사인 신세계프러퍼티를 앞세워 나파밸리의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한 바 있다. 셰이퍼 빈야드는 한 해에 총 40만 병이 넘는 와인을 만든다. 한화솔루션이 사들인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에 비하면 포도밭 규모도 10배 이상 넓다. 인수 금액도 2억5,000만달러로 이전 10년 동안 중국계 자본이 사들인 나파밸리 와이너리 전체를 다 합친 금액을 넘는 규모다.
신세계는 셰이퍼 빈야드 인수를 발판으로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와인을 대량 또는 독점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선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이 앞다퉈 나파밸리에 진출하는 이유는 한국내 와인 시장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나파밸리 와이너리 산업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한인 중소기업들도 있다.
한인 최초로 나파밸리 와이너리를 소유한 이희상 운산 그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장은 2004년 리빙스턴 와이너리를 인수해 다나 에스테이트를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인 이수만 회장도 자회사인 모아엘앤비인터내셔널을 통해 매입한 나파밸리의 이모스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모스 나파 리저브 2019년산은 유명 와인 평론가 안토니오 갈로니로부터 96점의 평점을 받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소규모 한인 와인 생산자들도 나파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독도를 알리기 위해 한인과 미국 투자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독도 와이너리는 2011년 이후 10년 넘게 매년 독도 우편번호가 새겨진 와인을 내놓고 있다. 최근 만들어진 와인에는 40240이라는 숫자가 명기되어 있다.
2014년에 설립한 이노바투스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세실 박은 나파밸리의 유일한 한인 여성이다. 이노바투스 와이너리는 나파밸리에서 찾기 어려운 품종을 사용하거나 독특한 블렌딩 와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