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분류코드’ 신설, 크레딧카드 판매 파악돼
앞으로 총기와 탄약의 판매 내역을 당국이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기와 탄약 판매에 대한 ‘상품분류코드’가 별도로 신설돼 운영되기 때문이다. 총기소지 옹호론자와 총기판매업계에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11일 로이터와 CNN비즈니스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9일 총기와 탄약 판매에 대한 ‘상품분류코드’를 신설하고 판매업소에서 사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4자리 숫자로 이뤄진 상품분류코드는 크레딧카드 가맹점이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 업종별로 세밀하게 구분하는 데 쓰인다.
지금까지 총기나 탄약 구매는 ‘일반 상품’이나 ‘스포츠용품’으로 분류되어 판매되었지만 앞으로 신설된 상품분류코드가 적용되면 크레딧카드 업체가 특정 총기 판매업소의 판매량 변화나 구매자의 대량 구매 등 이상 구매 행위를 가려낼 수 있게 된다. 총기나 탄약의 이상 구매 행위에 대한 데이터를 관계 당국에 전달할 수 있어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의 전조와 같은 의심스러운 총기와 탄약 판매와 구매자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총기와 탄약에 판매에 대한 상품분류코드 적용 방침이 결정되자 세계 최대 규모의 크레딧카드 업체인 비자카드는 새로운 코드를 곧 바로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스터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도 비자카드 움직임에 동참했다.
주요 크레딧카드업체들이 총기와 탄약 판매에 대한 상품분류코드 실시에 한 목소리를 내자 크레딧카드를 발급해주는 은행도 새로운 표준을 채택하는 데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로운 상품분류코드 제정을 놓고 총기 규제 옹호자들에게 상당한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뉴욕시 공무원과 연금기금이 ISO와 은행에 새로운 분류 코드의 제정을 촉구해온 바 있다.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를 중심으로 총기 판매업계는 새로운 상품분류코드를 적용하는 것은 합법적인 총기 판매 산업을 표적 삼아 국가 등록제를 실시하려는 부당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