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CNN 출범 때 합류 2001년 은퇴 때까지 대표 앵커로 활약
1991년 걸프전쟁 때 폭격당하는 이라크 바그다드서 생중계하기도
사형폐지론을 주장하는 미국 대선후보에 대한 거침없는 질문으로 잘 알려진 흑인 앵커 버나드 쇼가 별세했다. 향년 82세.
폭스뉴스는 8일 CNN의 대표적인 앵커였던 쇼가 전날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ABC 방송의 의회 출입기자였던 쇼는 1980년 출범한 CNN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1년 은퇴할 때까지 대표 앵커로서 활약했다.
그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암살 시도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신생 뉴스채널인 CNN을 신뢰성 있는 언론사로서 안착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쇼는 1991년 걸프전쟁 당시 폭격을 당하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생중계를 진행하면서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조지 H. 부시 공화당 후보와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의 TV토론 당시 쇼가 던진 질문은 대선의 판세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쇼는 사형제 폐지가 지론인 듀카키스 후보에게 '만약 후보의 부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형에 반대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듀카키스 후보는 부인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한 채 "사형이 폭력적인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없다. 사형보다 효과적이고 더 좋은 예방책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원칙론을 내놨다.
자신의 부인을 예로 든 질문에 대해서도 조금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원칙론을 고수한 듀카키스 후보의 답변에 여론은 등을 돌렸다.
이에 비해 부시 후보는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약속했고, 결국 대선은 부시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TV토론을 진행한 쇼의 질문과 듀카키스 후보의 답변은 '1988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으로 기록됐다.
톰 존슨 전 CNN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쇼는 진실성과 독립성으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의 존경을 받았다"며 "그는 책임 있는 언론의 수호자로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