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PCB 이사진 등
증시 냉각에 침체기를 맞았던 한인 은행들에서 이사나 고위급 직원 등 내부자 주식 매수가 최근 늘어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 효과와 함께 주가 상승 모멘텀을 이끌어낼지 주목되고 있다.
28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최근 최화섭 오픈뱅크 이사장은 지주사 OP뱅콥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이달 초에만 총 약 7만5,000주를 사들였는데 매수 단가는 11.25~12.20달러 수준이었다. 이 기간 최 이사장이 지분 매입액은 89만7,000달러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OP뱅콥에 대한 최 이사장의 보유 지분은 112만8,520주로 지분율은 7.43%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을 통틀어 가장 많은 것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오픈뱅크가 발행해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보통주수는 1,518만 9,203주다. 오픈뱅크는 최 이사장 외에도 김옥희 이사 등이 50만 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름을 바꾼 PCB뱅크에서도 내부자 주식 매수가 발생하고 있다. SEC에 따르면 이달 초 대니얼 조 이사와 미미 이 오피서가 각각 PCB뱅콥 주식 5만6,000주와 2만660주를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사들였다. 스톡옵션 가격은 대니얼 조 이사의 경우 14달러, 미미 이 오피서는 10.3달러로 현 주가보다 30~50% 저렴한 수준이다.
미미 이 오피서의 경우 20.33달러에 1,772주의 보통주 매수도 추가로 했다. 오픈뱅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임원들의 주식 매수에 물꼬가 트인 것이다.
한인 은행에서 이사들과 고위급 직원들의 주식 매수는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내부 정보에 밝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그 자체로 회사에 미래 실적 성장 기대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연중 내내 증시 전반이 불황에 빠지면서 한인은행들의 주가도 많이 침체했는데 반전 시그널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실제 예년과 비교해 이번 거래 전까지 올해 중에는 한인 은행 이사회 멤버와 고위 임원들은 보통주 매수는 물론 스톡옵션 행사를 꺼려 왔다. 매입 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한인은행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인 선두 은행 뱅크오브호프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주당순이익(EPS) 기준 0.45달러로 2분기 실적(0.43달러)보다 높다.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한인 은행들의 기대 수익도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약 10% 가까이 개선될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