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너무 많이 쓰면 손가락에 염증ㆍ통증이 발생하는‘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높다.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란 병명은 손가락을 구부릴 때 느낌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 마냥 삐걱거린다고 해서 붙여졌다.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손가락 힘줄에 생기는 염증 또는 종창(조직 비대로 부어오르는 것)으로 손가락을 움직일 때 ‘딸깍’ 소리를 내며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중지와 약지에서 많이 나타나며, 엄지손가락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방아쇠 수지 증후군 증상에는 손가락의 딸깍거림과 통증 외에도 뻣뻣함, 운동 범위 제한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손을 장시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악화된다.
특히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하고, 엄지 등 손가락의 기저부(손가락과 손바닥 사이 관절)에 통증이나 혹처럼 튀어나오는 융기(결절)가 발생한다. 손가락이 잠겨 펴지 못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점점 악화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20년 기준)에 따르면 40~50대 여성이 8만2,000여 명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했다.
스마트폰ㆍ컴퓨터 사용자, 전자 게임 애호가, 볼링·클라이밍·골프·테니스·배드민턴 등 스포츠 선수 및 애호가, 건반을 두드리는 음악가, 농부, 직장인, 가정주부 등 엄지 등의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 가운데 환자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6개월 안에 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희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골프ㆍ테니스 등 레저활동의 급격한 증가 및 반복적인 가사 활동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40~50대 여성 환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당뇨병, 통풍, 류머티즘 관절염 등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발병할 수 있다.
김희수 교수는 “아주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면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휴식을 충분히 취해도 경과가 좋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약물ㆍ주사 치료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손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은 약지와 소지 사이 바로 아래 손바닥 부위를 2㎝ 정도 절개하는 것으로 수술 후에는 힘줄 통로에 대부분 증상이 사라지면서 회복할 수 있다. 수술 부위는 2주 동안 물에 닿지 않도록 하고 주기적인 상처 소독을 해야 하지만 일상 복귀에는 큰 문제가 없다.
방아쇠 수지 증후군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평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법으로는 일단 손바닥을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반대편 손으로 아픈 손가락을 잡고 천천히 올려준 후 5초간 정지한 뒤 이 동작을 5회 반복 시행한 다음 반대쪽으로 한 번 구부린다.
엄지의 경우 손가락을 움켜쥐고 엄지를 위로 향하게 해준다. 반대쪽 손으로 엄지 손가락을 잡고 올려준다. 이 동작을 5회 반복한 뒤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눌러주며 스트레칭을 마무리한다. 손가락 스트레칭은 하루 3회, 회당 5초씩 모두 5세트를 시행하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