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학비융자 감면 행정명령
부부 연소득 25만달러까지 수혜 대상
학부모 플러스론 등 연방 프로그램
상환유예 조치도 연말까지 재연장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학 학자금 부채를 1인당 최대 2만달러까지 탕감해주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연간소득 개인 12만5,000달러, 부부 합산 25만달러 미만인 연방 학자금 대출자의 미상환 부채 가운데 최대 1만 달러까지 탕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특히 학자금 채무자 가운데 대학에서 펠 그랜트 보조를 받은 이들은 최대 2만달러까지 탕감이 이뤄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는 31일로 종료 예정이었던 연방 학자금 융자 상환 유예 조치를 오는 12월 31일로 4개월 재연장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한 학자금 융자의 월 상환액 한도를 재량소득의 5%내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학자금 부채 탕감
행정명령에 따르면 학자금 융자 탕감 수혜 대상은 2020년 또는 2021년 연 소득이 개인 12만5,000달러 미만, 부부 합산 25만달러 미만인 연방정부에서 학자금 융자를 받은 이들이다. 학부 및 대학원 등록을 위해 연방정부에서 학자금 융자를 받은 이들은 물론, 부모가 자녀 교육비를 지불하기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대출받은 플러스론,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FFEL 대출 프로그램 채무자도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재학생의 경우는 7월1일 이전에 연방 학자금 대출을 받았어야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사설기관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는 탕감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학자금 부채 탕감 수혜 대상자는 1만달러까지 탕감받게 된다. 남아있는 부채액이 1만달러 미만이면 빚이 완전 사라지고, 그 이상이면 1만달러까지 탕감되는 것이다.
특히 수혜 대상자 중 저소득층 대상 학비무상 보조 프로그램인 펠 그랜트를 받은 이들은 미상환 부채에서 최대 2만달러까지 탕감된다. 전체 대출자 중에서 약 60%가 펠그랜트 수혜자다.
바이든 행정부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으로 연방 학자금 융자 채무자 4,300만명이 탕감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약 2,000만명은 부채가 완전 탕감된다.
채무자가 소득기반 상환 계획에 등록돼 있어 소득 증명을 위해 소득세 신고서를 제출한 경우 자동으로 탕감이 이뤄진다. 자동 탕감 수혜자는 약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외 다른 채무자는 연방 교육부가 제공할 예정인 탕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또 탕감받은 금액은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아 납세 의무가 없다.
■상환유예 재연장
지난 2020년 3월부터 유지되고 있는 연방 학자금 융자상환 유예 조치도 4개월 추가 연장돼 올해 말까지 지속된다. 다만 백악관이 이번이 마지막 재연장 조치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는 학자금 융자금을 갚지 않아도 이자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상환한도 5%까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출자의 소득에 따라 학자금 대출 상환 비율을 제한하는 ‘소득 기반 상환계획’ 이용자의 부담 완화도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학부 학자금 융자 대출자의 경우 월 상환액을 재량소득의 5%까지만 내도록 하는 새소득기반 상환계획 수립을 연방교육부에 지시했다.
한편 이번 학자금 대출 탕감안에 대해 찬반양론이 격돌하고 있다고 AP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미국 사회는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학자금 상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측과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측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특히 40여년 만에 미국을 덮친 최악의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연방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는 1만달러 부채 탕감 방안에 약 2,3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상환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근원 인플레이션을 0.2% 포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대출금 탕감의 공정성을 지적한다. 이미 대출금을 갚은 학생들은 뭐가 되느냐는 것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이번 조치가 ‘부자를 위한 지원금’이라며 대출 탕감에 따른 부담은 저소득 납세자나 학자금 대출을 이미 상환한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케빈 브레이디 하원의원은 “큰 희생이다. 이제 국민들은 그들의 세금으로 다른 사람의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서한서 기자>